완주 힐링투어(상관 편백숲, 술테마박물관, 도립미술관) & 정읍 내장산

2023. 11. 11. 13:49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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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힐링투어(상관 편백숲, 술테마박물관, 도립미술관) & 정읍 내장산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난 뒤의 가을이 더 많이 깊어져 버린 날씨가 겨울로 가는 길목에 온 것 같은 하루입니다.
무거운 옷을 벗듯이 낙엽들이 떨어져 버린 나무는 마음과 몸이 가벼워진 느낌일 것 같습니다.
마음으로는 긴 겨울의 시련을 어떻게 지낼까 고심도 하고 있겠지요. 자연과 사람의 사는 생각들이 모두 비슷하다는 느낌입니다.
약간은 을씨년스러운 날씨이지만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고 오늘 가까운 몇 곳을 찾아가 볼까 합니다. 가을이 익어가는 소리를 놓치고 싶지 않는 마음이 서두름을 재촉합니다.
상관의 편백숲과 술테마박물관, 전북도립미술관 그리고 단풍의 모습이 궁금한 정읍 내장산까지 다녀 올까하고 출발 합니다.
 
1. 완주 상관 편백숲
공감이란 같은 종류의 아픔이 서로 만나면 아픔이 희미해지는 현상이라 생각하고 싶습니다. 세상에 아픔이 많은 까닭은 그만큼 서로 더 이해하고 안아주어야 한다는 뜻이랍니다.
아픔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위로 받고 힘을 얻어가는 숲이랍니다. 이 아름다운 치유의 숲을 잊고 있다가 정말 오랜만에 찾아 왔네요.
울창한 숲, 피톤치드의 향연이 있는 길이 6km의 편백나무의 오솔길이 있는 곳입니다. 몽땅 다 걸어도 2시간 30분 정도지만 오늘은 다른 곳의 일정이 있으니 아침의 숲 향기만 맛보고 나올까 합니다.
임실군 상관면에 위치한 공기마을 완주 편백숲은 숲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여기는 서둘러 걷지 않고 천천히 온몸으로 피톤치드를 깊숙이 느끼고 마시며 걷는 치유의 숲입니다.
입구에 커다란 주차장이 생겼군요. 동네이름이 공기마을이라하여 이곳의 공기가 특별히 좋아 만든 이름인가도 했는데 여기에서 제일 높은 옥녀봉(578m)에서 보면 밥공기를 뒤집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 한답니다. 공기마을의 포장된 동네길을 잠시 걸어올라 가면 숲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안내소가 있습니다. 편백숲에 대하여 해설하는 숲해설가님도 있답니다. 숲해설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몇 분의 숲해설가님도 오랜만에 만났답니다. 무척이나 반가웠네요. 편백숲을 걷고 나와 다시 만나가로 하고 걷습니다. 이곳의 편백숲은 1976년부터 편백나무를 식재하고 가꾸기 시작 했는데 조림면적은 26만 평으로 편백나무 10만그루, 잣나무 6천그루, 기타 삼나무, 낙엽송, 오동나무 등으로 구성 되어 있답니다. 영화 “최종병기 활”의 촬영지이기도 하답니다. 전주의 유명한 한옥마을에서 차로 약 15분거리에 있기 때문에 잠시 방문하여 울창한 편백나무 숲 힐링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랍니다.
편백나무는 주로 남부지방과 제주에 많이 보이는 상록침엽수입니다. 잎의 뒷면의 하얀 줄무늬가 Y자로 보이면 편백나무이고 W자로 보이면 화백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실화백과 측백나무도 있습니다. 편백나무는 휴발성 물질의 향기성분인 피톤치드가 뿜어져 나오는데 아침시간이 가장 많이 배출 된다고 하네요. 이물질은 마음의 안정과 집중력 향상, 살균 및 황산화작용 등 생활성화 효과를 가지고 있어 알레르기 피부질환과 아토피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는 페질환, 암환자의 회복에 좋은 청량한 공기를 제공하여 치유의 숲의 역할을 한답니다.
코스는 편백숲 쉼터 – 유황편백탕 – 삼림욕장 – 편백숲 – 제1등산로 갈림길 – 주차장입니다. 울창한 편백나무 사이로 난 길을 걷다 약간의 경사가 있는 편백숲으로 들어갑니다. 공기가 너무 좋아서인지 발걸음도 가볍네요. 조금 걷다 보니 돌탑과 나무에 만들어진 전망대가 보이네요. 나무사이에 얼기설기 만들어진 전망대에 올라 봅니다. 숲 경치가 외국의 산에 온 느낌입니다. 잠시 쉬며 긴 호흡을 해 봅니다. 몸속이 맑은 공기로 정화된 느낌이네요.
이제 천천히 걸어 편백숲을 나와 숲 협동조합 안내소에 왔습니다. 만나기로 한 숲해설사님들이 바쁘군요, 주말 방문객을 맞이할 준비를 서두른답니다. 안내소에 오니 향긋한 수제차를 만들어 판매 합니다. 이름은 “미스황차” 랍니다. 미세먼지, 스모그, 황사로 첫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라네요. 모두에게 면역력을 증진 시키는 차라고 소개 합니다. 기관지에 도움이 되는 대추, 더덕, 도라지, 생강, 맥문동, 계피, 감초, 둥글레, 박하, 비트가 들어 있답니다. 오래 달이고 정성이 담겨 있는 차 랍니다. 저도 주문하여 마셔 보니 정말 목이 상쾌하더군요. 산나물로 만든 식사도 할 수 있다네요.
다음을 기약하고 편백숲을 나왔습니다.

 
2. 술테마박물관
우리 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곳입니다.
구이저수지와 경각산 사이에 위치한 곳으로 술에 대한 다양한 유물 5만여점이 전시되어 있고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로 나누져 있는데 상설전시실에는 술의 재료와 제조관, 우리 술의 역사와 문화. 세계의 술, 향음문화체험관 등이 있고 야외공원에는 술과 관련된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는 곳이랍니다.
4층에 있는 상설전시실부터 내려오면서 관람합니다. 문화관광해설사의 술에 대한 소상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답니다. 다양한 전시물공간과 술에 대한 역사도 알 수 있고 주점재현관의 관람도 재미있답니다.
입구에 들어가 계단을 오르면 술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 됩니다. 상설전시실에는 엄청난 술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입이 벌어질 정도로 많습니다. 인간이 찾아낸 대단한 음료로 취급 한답니다. 소나무 관솔로 된 술병도 보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많은 양의 술을 멀리 운반 할 목적으로 만든 용기라는 하얀색의 큰 도자기 술병을 술춘이라고 한다네요.
한산의 앉은뱅이 술을 만드는 커다란 소곡주 제조통이 보입니다. 백제시대부터 빚어 내려온 명주라고 하네요. 누룩이 적게 들어간 술이라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답니다. 충남서천지역 양조장에서 가져다놓았답니다.
우리나라 여러 지역의 소주들도 보입니다. 1960년대에는 500여개의 소주업체가 있었답니다. 그 후 통폐합하여 지역에서는 50%이상을 지역에서 생산한 소주를 필기 시작하여 지역소주가 탄생 되었다고 하는데 브랜드 인식이 굳어졌다고 합니다.
우리 술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테마관입니다. 주령구라는 참나무로 만든 통일신라시대의 놀이구가 보입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술을 마실 때 놀이를 하던 기구로 주사위를 굴려 나온 면의 벌칙을 따라 놀이를 하던 기구라고 합니다. 술과 놀이가 함께 즐겼던 흔적이 보이네요. 작이라는 공공 제례에 쓰이던 술잔이랍니다. 모양새가 참새와 비슷하여 작이라고 부른다네요. 예전 제사를 지낼 때 첨작이란 뜻이 궁금했는데 이제야 궁금증이 풀렸네요.
위쪽에 두 개의 기둥을 달아 잔에 담긴 술을 다 마시지 못하게 하여 지나침이 없게 하는 뜻도 지니고 있답니다.
조선시대 양반들의 술상도 재현해 놓았네요. 1960년대의 술집과 풍경도 보입니다. 고된 일을 마치고 모여 막걸리, 소주 한잔하는 모습으로 정겨운 서민들 사는 모습이랍니다.
용진에서 태어난 저인데 용진 주조장을 재현해 놓았네요. 자전거를 타고 술 배달 재현도 해 봅니다. 젊은이들의 맥주집 풍경도 보입니다. 다음으로 술에 대한 광고관도 있습니다. 유명인들을 모델로 술 판매를 독려하기도 했네요. 세계의 술을 볼 수 있는 술 세계관도 있습니다. 유명한 양주가 무척 많습니다.
술은 가장 오래된 가공음료라고 소개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알콜 성분이 1도 이상이면 술이라고 한답니다. 술은 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중요한 음료로 취급 했답니다. 술이란 어원은 한자인 물수(水)와 순수 한글인 불을 결합한 말로 수불이 변형하여 술로 되었답니다.
선과 악의 두 이름을 가진 술은 원래 모든 약 중의 으뜸이라고도 했답니다. 과하게 되면 몸을 망치고 세상을 어지럽게도 하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답니다. 상황에 따라 전혀 안할 수는 없지만 자제 할 수 있다면 좋은 약이 될 수 있겠지요.
조선의 유명한 3가지 술도 소개하네요. 평양의 감홍로, 전주 이강고, 전라도 죽력고를 꼽는답니다.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로는 문배주, 두견주, 경주법주가 지정 되어 있답니다. 저는 술을 잘 하지 못하지만 술을 좋아하는 분들은 술에 대한 지식을 알고 술을 먹게 되면 과하지 않고 적당히 하여 기분 좋은 생활의 활력소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3. 전북도립미술관
여기는 전라북도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공간으로 전북의 명산인 모악산과 광활한 구이저수지가 펼쳐저 있는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쾌적한 산기슭에 있어 도민들의 문화적 관심을 충족 시켜주는 곳이랍니다.
2층에 설치된 다양한 전시공간에서는 미술작품을 전시 기획하고 미술작품 수집과 보존, 문화예술교육과 국제교류를 통하여 전북의 미술문화의 한축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예전의 야외계단의 모습에서 탈바꿈하여 실내의 현관입구로 바뀌었네요. 1층 로비에도 작품이 전시 되어 있습니다.
1전시실에 입장 하여 봅니다. 6개의 인터렉티브 컴퓨터를 기본으로 거울 1개와 5개의 모니터에 동작카메라로 감지된 나의 모습이 영상 속에 숨고 드러내는 반복영상에서 미술의 세계에 내가 같이 있는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 흥미롭습니다. 베른트 린터만 & 페터 바이밸 작품이랍니다.
2전시실에는 ‘존재이다’라는 주제 작품이 전시 되어 있습니다. 물질과 비물질 혹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공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세계를 구성하는 인간관계를 표현하는 작품이라 합니다. 에너지 변화와 순환을 매개하는 인간과 동등하게 존재한다는 의미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혼종적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작품에서 시선을 쉽게 다른 데로 옮기기 어렵네요.
4전시실에 왔습니다. 주제는 ‘사물들의 시간’입니다.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사물들 인식의 공존으로 옮겨지는 장소와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을 가시화 하는 공간에서 다른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일상에서 쉽게 지나쳤던 풍경과 그 안에서의 행위가 기억의 바깥으로 빠져 나와 현재로 소환되는 작품에서 사물들의 시간을 짐작하게 되는 작품이네요.
5전시실은 ‘관계망 하이브리드’라는 작품입니다. 지구라는 행성을 공유하며 존재들의 다양한 모습만큼이나 삶의 방식 다릅니다. 하지만 인간의 통제권 바깥의 상상 영역에서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으로 지구개발 프로젝트에서 배제된 이들에게 공존이란 다소 불편한 진실을 말해 주는 작품이랍니다.
도립 미술관을 나와 가볍게 점심을 하고 정읍 내장산 단풍소식을 보러 달려갑니다.

 
4. 정읍 내장산
조선 8경중의 하나, 그리고 호남의 금강이라는 내장산에 왔습니다. 평일인데도 인산인해를 이루는 사람들로 많이도 찾아 왔네요. 대형주차장에 차를 두고 셔틀버스를 이용합니다. 내장산은 호남의 5대 명산 중 하나로 1971년 우리나라 8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 된 곳입니다. 주봉인 신선봉(763m)을 중심으로 독특한 기암 봉우리에 둘러 진 곳에 가을이면 빨간 단풍나무가 유명하여 이 아름다운 단풍을 보려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라고 합니다.
노령산맥의 중간지점 동쪽으로 열린 말발굽 모양에 겨울에는 눈이 잘 녹지 않아 눈 풍경의 명소이기도 합니다. 이곳의 비자나무 군락지는 천연기념물 제153호, 서래봉 기슭의 굴거리나무는 천연기념물 제91호로 지정 되어 있습니다. 제주에 자주 보이는 굴거리나무는 이곳이 북방 한계선이랍니다.
사람과 상인들의 혼잡한 길을 따라 올라가면 내장산입구가 나옵니다. 평소에는 입장료가 있는 것으 알고 있는데 단풍철이라 무료입장이네요. 단풍이 곱지만 예년의 단풍만 못하네요. 이번 가을에 비도 적고 날씨가 따뜻하여 단풍도 들기 전에 낙엽이 되어 떨어져 버린 모양입니다.
내장사를 향해 올라가는 산책로를 따라 걷습니다. 예쁜 단풍을 만나면 사진 한 두장씩 남겨 보며 걷습니다. 아쉬움이 많은 단풍길 산책길이네요. 적당히 걷다 되돌아 나왔습니다. 내장산은 여러번 다녀온 곳이기도 하지만 단풍의 모습이 점점 아쉬워 갑니다. 기후의 영향일까요. 길가에는 여름에 피는 사위질빵 넝쿨에 꽃이 남아 있습니다. 입구 천변의 단풍이 더 곱네요. 대형 주차장에는 이곳 정읍의 특산품인 대봉시 감을 많이 팔고 있습니다. 사오고 싶었지만 집에 감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 구입은 하지 않았습니다.
하루 여러 군데의 여행을 소화 했네요. 짧게 잠깐 가볍게 하는 여행도 즐겁답니다.
여름이 지나 간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가을이 무척 짧아진 느낌입니다. 바로 겨울이 올 것 같습니다. 겨울도 그리 많이 추울 것 같지 않지만 떠나려는 가을을 붙잡아 보세요. 그리고 가을 속으로 들어가 보세요. 옷깃을 여미는 가을 바람 속에는 분위기 좋은 풍경들이 기다리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