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건지산 둘레길 걷기

2024. 1. 28. 11:33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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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지산 둘레길 걷기

사람은 늙을수록 생각이 많아지면서 용기가 줄어 든다고 합니다. 이래저래 깊은 생각에 빠지다 보면 망설임이 크기 때문이랍니다. 적당한 생각은 지혜를 주지만 과도한 많은 생각은 주저하며 사람을 겁쟁이로 만들기 쉽습니다. 그러나 젊은 사람은 너무 생각에 집중하지 않기 때문에 무모한 용기도 낸답니다. 그 용기가 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나이든 사람은 그런 용기가 부럽답니다.
깊은 생각에 날도 추운데 집 나가면 고생이지, 비탈길을 많이 걷다 삐끗하면 어쩌지, 집에서 푹 쉬지 시간 들여서 그곳까지 버스타고 불편하게 이동하면서 걸을 필요가 있나,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하면 열정도 식고 용기도 잃게 됩니다.
단순한 생각으로 그래 겨울바람의 상쾌함도 맛보고 경쾌한 발걸음이 새 힘을 준다는 긍정의 생각으로 출발 합니다.
주말 한가롭게 점심을 하고 졸리운듯 낮잠을 청하고 싶은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승용차의 편리함 보다 대중교통인 버스를 이용하여 전주시내 반대편 방향으로 달려 도착한곳은 건지산의 혼불 문학공원 입구입니다. 이곳이 연화마을 입구 승강장입니다.
오늘은 서쪽의 건지산 정상과 둘레길 일부를 걸을까 합니다. 혼불 문학공원에서 건지산 정상과 오송재 까지 걷고 송천동 방면에서 버스를 타고 귀가하는 일정입니다.
생생한 자연과 함께 전주의 정신을 엿 볼 수 있는 건지산길은 다양한 문화 시설과 연계하여 걷는 길이라고 소개 되어 있네요. 최명희의 혼불 문학공원을 향하는 돌계단을 오릅니다. 맑은 날씨의 오후시간이라 한적한 산길입니다. 오늘은 날이 풀려 별로 춥지 않습니다. 오르는 길가에는 중국단풍나무가 많습니다. 중국단풍은 다섯손가락이 아니라 세손가락 모양의 잎을 가지고 있답니다. 오리발 같은 나뭇잎모양입니다. 나무수피도 거칠거칠 합니다. 병충해에 강하고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도심 가까운 곳과 소공원에 많이 식재된 나무입니다,
전주 이씨의 발상지 조경단이 있는 건지산은 큰 뚝을 쌓아 새어나가는 땅기운을 멈추게 했다는 지명을 가지고 있는 산이랍니다. 서쪽의 가련산과 동쪽의 건지산 까지 큰 뚝 형상으로 좋은 땅기운을 멈추게 하여 이씨 조선 태조 이성계가 태어났다는 설이 있는 곳이랍니다.
전주 평화의 길이라고 부르는 길 일부를 걷습니다.
혼불 문학공원에 도착 했네요. 소설가 최명희님이 잠들고 있는 곳입니다. 1947년 전주에서 태어나 1998년 숨지기 전까지 혼불이라는 대작을 남기고 떠난 이 고장출신의 유명작가입니다. 정말 혼불처럼 살다간 작가입니다. 한옥마을에도 남원 혼불문학관에도 최명희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지만 여기는 조용히 그가 잠들어 있는 곳입니다.
혼불 문학공원을 뒤로하고 언덕길을 올라갑니다. 여기부터는 단풍나무숲입니다. 가을 단풍철에 오면 무척 예쁜 곳이랍니다. 떨어진 단풍잎을 즈려 밟고 걷는 길이 너무 예쁘군요.
건지산 일부는 전북대학교에서 조성한 수목원 겸 학습원 이라고 합니다. 행복한 숲이라고 합니다. 이곳을 걸으면 모든 사람이 행복해 질것만 같습니다.
가을에 단풍이 드는 궁금한 사항도 알아 볼까요. 나뭇잎에는 아주 많은 색소들이 있답니다. 봄이나 여름에는 엽녹소가 녹색으로 나타나구요. 가을에는 카로테노이드라는 노란색, 안토시아닌 이라는 붉은색으로 물들어 아름다운 색으로 변하는 신기로움을 간직하고 있답니다.
나뭇잎에는 당분과 단백질이 만들어 지는데 날씨가 추워지면 안토시아닌 성분으로 변하여 빨간 단풍이 된답니다. 낮과 밤의 온도차가 심할수록 더욱 빨갛게 변한다네요.
지금은 다 떨어진 모습이지만 아름다운 단풍의 가을 모습을 머릿속에 상상하며 걷습니다. 걸으며 이런 상상의 날개를 펴보는 것도 걷는 재미이기도 한답니다.
숲과 바람과 안개에 대한 역할도 알아봅니다. 숲은 사람에게 산소공급, 공기정화, 수자원 보호, 목재 제공, 휴양 등 많은 해택을 우리에게 주고 있답니다. 그중에서도 바람을 막아 주는 기능도 숲의 보호기중 하나인데 숲은 바람을 막아 사람을 직접 보호하기도 하지만 지표면의 증발이나 침식 작용을 막아 흙이 유실 되는 것을 막아 주기도 한답니다. 또한 안개의 이동을 차단하여 냉해와 같은 농작물 피해를 막아 주고 주거환경을 쾌적하게 하는 기능도 있답니다.
힘들면 쉬어 가라는 의자도 보입니다. 걷는길 좌측으로 전북지역 독립운동 추념탑이 보입니다. 대나무 숲이 우거진 모퉁이 길을 걷습니다. 봄에 향긋한 꽃을 피우는 매실나무도 보이는군요. 원시림같은 숲길을 지나니 평화의 길의 갈림길 까지 왔습니다. 가운데 길을 걸어 건지산 99,4m의 서편정상에 도착 했네요. 동편의 건지산 정상은 101m랍니다.
내리막길을 걸어 소리문화의 전당 갈림길 까지 걷습니다. 독일 가문비 숲이 보입니다. 원산지가 중부유럽인데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도 잘 자란답니다. 무주 향적봉에 있는 가문비나무와 비슷합니다. 이곳에도 자작나무 숲이 있는데 잘 보이지 않는군요. 추운지방의 고산수종이라 생육환경이 맞지 않아 자라기 힘이 드는가 봅니다.
나무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산소를 만들어 낸답니다. 1ha(100m×100m)의 숲에서 1년간 만들어 내는 산소의 양은 12톤이며 반면에 16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 한답니다. 한사람이 하루에 필요한 산소의양은 0.75g으로 1ha의 숲에서 생산하는 산소는 45명이 1년간 숨 쉴 수 양이 된답니다. 또한 침엽수 약 20그루가 한사람당의 산소를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숲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은 더 말 할 것이 없겠지요. 그래서 숲이 꼭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답니다.
숲의 공익적 기능도 있답니다. 홍수를 예방하고 가뭄이 지속 되면 물을 보내 주어 생명을 살리게 되고 대기를 정화 시켜 주며 바람을 막아주어 기상완화의 역할을 하고 수질을 정화 하며 생명을 기르며 건강을 만들어 주는 휴양지의 역할도 있답니다. 피튼치드가 많이 발생하는 편백나무 숲도 보입니다. 소리문화의 전당 갈림길 까지 왔네요. 생태교육장과 편백숲이 가까은 곳에 있답니다.
이곳이 전북대학교 수목원 겸 학술림 현황임을 알려 줍니다. 1964년 3월 5일에 지정된 면적 133.6ha로 덕진동, 송천동, 금암동, 인후동, 호성동 일대의 숲이랍니다. 산림분야 연구 및 교육 산림휴양의 공익적인 기능을 제공하여 지역사회에 기여 한답니다. 저도 이곳에서 산림과 숲 생태에 대한 교육을 현장연수 하기도 했답니다.
대지 마을 쪽으로 걷습니다.
나무의 이력서인 나이테를 알아볼까요. 나무의 조직은 작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고 매년 세포가 늘어나 밖으로 성장하게 된답니다. 나무는 봄부터 여름 까지는 왕성하게 성장하고 겨울철에 만들어지는 세포는 작고 세포벽이 두터워 차이가 나게 됩니다. 그 차이로 나무의 수명을 알아보게 된답니다.
전세계 가로수로 사랑받는 나무인 플라타너스나무가 보입니다. 잎이 넓은 나무라는 뜻의 그리스어로 잎이 거의 어른 손바닥만 합니다. 버즘나무과에 속하는 버즘나무로 몸통줄기가 버즘 모양으로 벗겨집니다. 공화정화 능력이 뛰어나고 수분을 발산하여 도시 열섬현상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답니다. 도심의 산성화 된 땅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가로수로 많이 심고 있는데 봄철에 솜털 같은 꽃가루를 날리어 요즘에는 점차 제거 되어 가는 나무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지마을 과수원이 보입니다. 전주동물원과 길 건너편마을입니다. 마을 삼거리에서 왼쪽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이 오송재로 가는 길입니다. 오송재까지 왔네요. 여기는 생태습지로 겨울철에는 철새들도 와서 쉬는 곳인데 오늘은 철새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네요. 아늑하고 조용한 곳인데 사람들의 발길이 많아 새들도 오지 않나 봅니다. 황량한 연못에 말라버린 연잎의 줄기들이 풍경을 만들어 놓았네요. 뿌리기근을 만들어 놓은 낙우송이 물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물기가 많은 곳에서는 뿌리호흡을 돕기 위하여 뿌리 일부가 혹처럼 지표면에 돌출되어 있답니다. 오송재를 돌아봅니다. 갈대와 비슷한 달뿌리풀이 많이 보입니다. 갈대는 강 하구의 부드러운 진흙 속에 잘 번식하고 달뿌리는 모래톱이나 자갈이 많은 곳에 잘 번식합니다. 뿌리가 달을 보고 자란다고 해서 달뿌리풀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답니다. 목수국이라는 불두화 꽃잎이 갈색으로 말라 있는데 인사를 하는군요. 겨울 보리싹과 비슷하다고 하는 맥문동잎이 짙은 녹색으로 푸른잎을 자랑하네요. 뚝방길을 걸어 나옵니다. 양지바른 곳에는 광대나물이 꽃 피울 준비를 하고 있군요.
2시간 정도의 건지산 둘레길을 걷고 나왔습니다. 오늘 11,000보를 걸었네요. 송천동의 겨울철 맛집인 곳에서 얼큰한 동태탕 요리로 저녁을 하고 버스를 타고 집에 왔습니다.
적당한 걷기 운동과 맛깔스럽고 얼큰한 저녁 한끼가 하루의 행복으로 다가 옵니다. 저녁잠을 아주 깊게 잘 자고 일어났네요.
사람의 몇 가지 행복 중 3가지 잘 걷고, 잘 먹고, 잘 자고의 충족된 하루가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