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없는 미술관 고흥 연홍도

2023. 2. 5. 11:16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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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없는 미술관 고흥 연홍도

처음 농사를 하는 초보자는 논에 물이 가득 차 있으면 벼가 잘 자라는 줄 알고 좋아합니다. 그러나 논에 물이 항상 차 있으면 벼가 부실해 져서 작은 비바람과 태풍에도 잘 넘어진답니다. 경험이 많은 농부는 가끔씩 논에 물을 빼고 논바닥을 말려야 벼가 튼튼해지는 원리를 알고 있습니다. 우리 삶의 그릇에도 물을 채워야 할 때가 있고 물을 아낌없이 비워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인생의 삶은 채우고 비우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합니다. 오늘 우리는 무엇을 채우고 또 무엇을 비우고 있을까요.
채움도 비움도 특별한 것도 없지만 항상 반복의 생활인 것 같습니다. 비우면 채움을 갈망하고 채워지면 비우는 원리를 조금씩 알아가야 한답니다.
그래야 삶이 편한 것인데 왜 우리는 채워지면 더 채워야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채우고 비움을 조금이나마 깨닫고 올지 몰라 여행을 떠납니다.

오늘이 봄이 온다는 立春이랍니다. 봄소식을 가까이 느끼고 싶어 남도의 끝자락 아름다운 섬 연홍도를 가기위해 출발 했습니다. 아직은 아침 새벽기온이 차갑게 느껴집니다. 영하의 날씨로 손발이 차갑네요. 살던 곳에서 먼 곳의 여행을 할 때는 출발과 도착의 기온차를 가만하여 옷차림새를 달리 해야 합니다. 가벼운 여러 겹의 옷으로 가벼운 자켓에 안쪽으로 패딩조끼하나 입고 갑니다. 새벽길을 달리니 2008년에 개통 했다는 소록대교를 지나 2011년 12월에 완공된 거금대교를 통과하여 고흥군 금산면 신촌리의 신양선착장에 도착 했습니다.출발하여 여기까지 오는데 4시간이 소요 되는군요.
하루에 7차례 운행하는 조그만 한 배로 연홍도에 가는데 거금도에서 무척 가까운 섬이라 5분정도 소요 되네요. 신양선착장에서 연홍도가 가까이 보인답니다.
연홍도는 고흥군 끝자락에 있는 예술의 섬이라고 하는데 전라남도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곳으로 섬 속에 조그만 한 미술관이 있고 동네골목의 담장벽화 그림과 해안 길의 설치예술품들이 섬의 아름다운 풍경과 같이 예술의 향기를 품고 있는 섬이라고 소개 되어 있답니다.
섬전체가 온통 미술관이랍니다. 사람이 꾸며 놓은 미술품도 있지만 자연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풍경도 미술작품이 된답니다.
조그만 한 섬에 예쁜 둘레길도 있습니다. 이 둘레길을 걸으며 힐링도 하고 미술작품 감상까지 할 수 있어 연홍도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섬 같습니다.
폐교를 활용하여 만든 연홍미술관과 마을 골목마다 예쁘게 그려진 담장벽화들과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진 조형물들이 이색적인 아름다움을 선물하는 것 같습니다. 언덕의 조그만 한 밭들은 농 기계를 사용하기 어려워 지금도 소의 쟁기를 이용하여 밭을 일구고 농사를 짓는 답니다.
상상만 해도 정말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 같지 않나요.
신양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도착 했네요. 연흥도를 알리는 조형물과 안내판이 이곳이 볼만한 섬이라는 것을 자랑 하는듯합니다. 여기를 안내하고 홍보하는 관광안내소도 보입니다.
연홍선착장에서 좌측으로 잠시 가다보면 연홍마을안길인 골목으로 들어갑니다.
시작부터 조형물들과 벽화가 반겨 주네요. 곳곳에 길안내의 이정표가 잘 되어 있습니다.
한 시대를 주름 잡던 프로네슬러 김일선수의 고향이 고흥 거금도 이랍니다. 멋진 박치기모습의 벽화를 따라 안쪽 길로 접어 듭니다. 마을벽화들을 감상하며 연홍 미술관길을 걷다보면 바로 앞에 바다가 보입니다. 왼편에 바다를 끼고 잠시 멋진 조각품들을 보며 걷습니다. 볼만한 설치 조형물들이 많네요. 조약돌까지 보이는 맑고 푸른 남해 바다도 정겹습니다. 떠내려 온 나무 조각도 설치예술품으로 탄생 되었네요. 한쪽날개가 바람에 떨어져 날지 못한 꿀벌모형도 재미있습니다.
연홍미술관에 도착 했네요. 연홍미술관은 2006년 11월에 개관 했답니다. 연홍분교가 폐교 되면서 개조하여 미술관과 조그만 한 카페 그리고 숙소로 탈바꿈 했답니다. 여기 미술관장의작품 150여점의 그림을 전시하는데 가끔 초대작가전도 열린다네요. 미술관 야외에도 볼만한 작품과 쉴 수 있는 공간들이 있어 참 좋습니다. 쓰레기만 버리지 않는다면 편히 쉬며 바다를 감상 하실 수 있답니다. 귀여운 동백꽃도 살짝 얼굴을 내밀고 있네요.
좀바 끝이라는 이정표를 따라 걷습니다. 산책길이 너무 편하고 주변경치도 뛰어나 마음까지 상쾌합니다. 한겨울에도 푸른 상록수들이 반겨 줍니다. 하트모양의 조형물에서 사진 한장 찍어 가셔도 좋습니다. 좀바숲길을 걸어 나오면 해안전망대가 보이네요. 꼭 올라가서 주변의 섬들을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곳에서 감탄을 아니 할 수 없는 까닭은 마음들이 맑음으로 물들어 버려서 그렇지 않을까요. 이런 아름다운 풍경에 빠져 볼려고 섬여행을 왔으니까요.
좀바 끝까지 와서 이번에는 모래사장의 해안 길을 따라 되돌아갑니다. 다행히 물이 빠진 시간이라 가능 합니다. 오늘 지금은 행운의 시간이 따라주어 가능 합니다. 어쭙잖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바다풍경 같습니다. 새들의 발자국도 보이는데 아름다운 이곳을 제집처럼 오고가는 물새들이 부럽습니다. 모래밭에 수석처럼 앉아 있는 바위섬도 작품입니다.
예전에 해안을 지키는 초소까지 왔네요. 폐허가 되었지만 벽화그림이 작품이 되고 말았네요.
연홍미술관 앞까지 되돌아 나왔습니다. 이제는 연홍교회 이정표를 따라 걷습니다. 이 길이 하늘담 오름길이라고 합니다. 가장 높은 곳에 교회가 자리하고 있군요. 동네 안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동네 언덕의 바람이 잘 드는 곳에 정자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늘 점심은 여기서 합니다. 반찬은 비록 볼 품 없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하는 점심이라 맛이 없을 리가 없겠지요.
동네 어머님이 기웃기웃하며 올라 오셨네요. 정담을 나누면서 마을 회관도 한가하니 추운데 회관에 와서 점심을 하라 합니다. 한겨울에는 여행객들의 편리로 마을 회관을 제공 했다고 합니다. 적당한 식당이 없는 섬이다보니 여행객들은 마을 분들의 배려에 고마웠을 겁니다. 오늘은 날씨가 차갑지 않고 오히려 땀까지 나서 바람이 시원하기도 하네요.
점심을 맛있게 먹고 걸어왔던 반대편인 아르끝 둘레길을 걷습니다. 잠깐잠깐 뒤를 돌아보며 섬마을 풍경을 감상 합니다. 힘들지 않는 오름길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봄이면 노란 유채꽃 향기로 가득 할 것 같은 유채도 파릇파릇 고개를 내밀고 있구요. 겨울 찬바람을 이겨낸 배추도 푸른 모습입니다. 호젓한 둘레길을 걷습니다. 콧노래도 나오네요. 남도의 섬이라 종려나무도 보입니다. 적당히 걷다 보면 쉴만한 의자도 있습니다. 산새들의 겨울 양식인 송학열매와 멀구슬열매도 이곳이 남쪽의 섬이라는 것을 알려 줍니다. 걷는 길가에는 남쪽지방에 흔한 가는쇠고사리가 많이 보입니다. 소원오름길을 끝으로 둘레길을 다 걸은 것 같습니다. 아트끝 이라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출발했던 동네길입니다. 예쁜 벽화들이 눈에 많이 들어오네요. 동네 어머님이 이야기 하던 마을 회관입니다. 동네에는 붉은색지붕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연홍도라고 하나요. 그건 제 생각입니다. 비파나무도 꽃이 지고 열매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만화그림도 발길을 멈추게 하구요 버러진 부표도 그리고 알갱이 빠진 깻다발도 작품이 되는 걸 몰랐네요. 사철나무 열매도, 광대나물도, 풋 마늘도, 갓나물도 봄을 알리러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시간이 멈춘 듯 한 고요한 바다에는 물새들도 편안히 휴식을 즐기고 있네요. 마을 사람들의 추억의 사진관 벽화도 있습니다.
연홍선착장까지 다 왔네요. 잠시 휴식하다 배를 타고 나와 녹동항에 잠시 들렸습니다. 오랫만에 와보니 무척 많이 변했네요. 항구 가운데에 공연장을 겸한 휴식공원도 만들어져 있습니다. 활어시장도 잠시 구경하고 녹도진이라는 옛날 군사주둔지도 잠시 올라가 보았습니다. 녹도진도 공원도 잘 꾸며 놓았습니다.
따뜻함을 느끼고 미술작품으로 눈이 호강하고 온 섬 여행인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따스함을 더한 그리고 멋진 벽화와 미술관이 파란 바닷물결과 같이 집에 왔어도 그 풍경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