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23. 11:30ㆍ카테고리 없음
여름밤 달빛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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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란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기다림으로 내일의 기쁨을 찾아가는 길목이라고 합니다. 내 마음에 열정을 불러일으켜 오늘 하루 좋은 일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찾아내고 그것들과 함께하라고 재촉합니다. 저녁시간까지 하루의 좋은 일을 만들어 봅니다.
저녁 전주한옥마을의 숲길을 찾아 떠나는‘달빛과 함께하는 걷기’행사입니다. 전주 서학로에 위치한 국립무형유산원에서 걷기를 시작 합니다. 오늘 일기가 좋지 않지만 15명 정도가 참가 했습니다. 일반인도 있고 학생도 같이 합니다. 무형 유산원은 문화재청 소속으로 무형문화유산의 보전, 전승, 연구, 조사기록을 관장하는 기관입니다. 2013년 9월에 준공하여 운영 중입니다. 원래는 이곳이 임업시험장 이였는데 말끔히 단장한 곳이 되었네요.
달빛걷기 원래의 일정은 15일 이었지만 장마 비로 인하여 22일로 연기 했는데 오늘도 비가 오고 날씨가 좋지 않네요. 그래도 큰비가 아니라 우산을 이용하여 같이 걷기로 했습니다. 한옥의 문화해설 보다 오늘은 숲 해설가를 동반하여 한옥마을 부근의 숲길을 걷는다고 합니다.
무형 유산원 앞에 큰 나무가 보이네요. 다릅나무라고 합니다. 7월에 꽃이 피는 콩과 나무로 공해에 잘 견디고 내한, 내음, 내건성에 강하다 하네요. 정원수로 목재가공으로 사용하고 잎은 가축사료로 나무껍질은 염료, 약용으로 사용되는데 밀원식물로 가치가 높답니다.
저녁이라 꽃을 확인하지 못하여 한옥마을 가로수로 많이 심어져 있는 회화나무로 착각 했습니다. 지금쯤 한옥마을에는 회화나무 꽃이 한창이겠지요.
오목교를 이용하여 전주 천을 건너옵니다. 오목교는 아아치형 석조다리로 길이가 86m, 폭이 4m로 사람만 건널 수 있는 인도교입니다. 2017년에 준공 했는데 원래는 이 다리 밑으로 만들어진 징검다리를 이용하여 건너기도 했답니다.
많은 비의 장마철 영향으로 전주 천에도 많은 물이 흐르고 있네요. 다리를 건너오면 바로 앞이 완판본 문화관입니다. 전주는 출판문화의 중심지랍니다. 이곳은 완판본에 대한 전시, 강연, 체험 등을 하는 공간입니다. 전주는 한 스타일의 고장 이라고 합니다. 한옥, 한식, 한복, 한지가 유명하여 전주 한옥마을는 외국에 한국의 이미지를 잘 전달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답니다.
전주 향교 앞을 지나면서 한옥 기와 담에 살고 있는 식물들을 살펴 봅니다. 미국 능소화와 바람개비꽃이라는 마삭줄, 계요등, 뎅뎅이덩굴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생명을 이어가고 있네요.
저녁시간이라 향교는 문을 닫았네요. 향교는 나라에서 각 지방에 설치된 국립 교육기관이랍니다. 또 서원은 학문에 많은 지식이 있는 선비들이 사비를 들여 설립한 교육기관이랍니다.
한국의 서원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되어 있답니다. 소수서원, 도산서원, 병산서원, 옥산서원, 도동서원, 남계서원, 필암서원, 무성서원, 돈암서원의 9곳의 대표적인 서원입니다.
한옥마을에는 선비길이 유명 합니다. 이곳에는 선비들이 많이 살고 있어 선비들이 모이고 소통하기 위해 이동하는 길로 그 흔적을 따라 걸어 보는 것도 유익합니다. 효를 위해 벼슬을 버리고 귀향한 월당 최담부터 조선의 마지막 선비 간재 전우와 그의 제자 심재까지 일제 강점기에도 조선의 맥을 버리지 않고 고고한 학처럼 선비들의 발자취가 있는 길입니다.
오목대에 오르기 전 이곳은 원래 생활쓰레기가 가득한 곳인데 잘 정비된 쌍시암이 있습니다. 수돗물이 공금 되기 전에 사용되던 동네 우물로 오랜만에 보는 작두펌프도 있습니다. 마중물을 부어야 물이 올라오는 수동구조로 아이들의 호기심도 유발 하는 곳입니다.
오목대를 향하여 오릅니다. 경사진 곳에서 내려다보는 한옥마을도 운치가 있네요. 낮에 보는 풍경과 저녁에 보는 풍경이 다릅니다.
이성계가 운봉의 황산에서 왜군들과 전투에서 승리 한 뒤에 고향을 잠시 들려 연회를 배풀던 곳입니다.
오목대(梧木臺)로 되어 있는데 사실 즐거워 할 오(娛)로 표기해야 하는데 벽오동나무 오(梧)를 일제시대에 표기하여 지금까지 사용하게 되었답니다. 오목대에는 벽오동나무는 볼 수 없습니다.
이곳에는 커다란 배롱나무가 있는데 저녁이라 잘 보이지 않는군요. 그리고 오목대 정자도 조명이 들어오지 않아 좋은 사진도 기대하지 못했습니다.
도로위에 연결된 다리를 건너 자만동 벽화마을로 갑니다.
이목대(梨木臺)로 표기 되어 있는데 배이(梨)가 아니라 이(李)로 표기해야 맞습니다. 전주 이씨 발상지라 정정해야 하는데 이것도 일제 강점기 관리들이 잘못표기 한 것 같습니다. 사실 과일 농사를 하는 농부들은 절대 비탈진 곳에 배나무를 심지 않습니다. 가장 바람에 취약한 과일이 배이거든요. 전주에서 가까운 이서가 전주배의 고장입니다.
이제 자만동 비탈진 골목을 따라 벽화를 구경합니다. 이곳은 이성계의 5대조 목조 이안사가 출생한 곳입니다. 자손이 만대까지 이루라는 뜻의 지명으로 전주이씨의 발상지이기도 합니다. 태조 이성계는 전주이씨 시조 이한의 21대손입니다.
무관심속에 버려질 뻔한 적막한곳에 예술가들이 한 두사람 모여 헐고 노후 된 벽에 벽화를 그리기 시작하여 한옥마을과 같이 유명하게 된 마을이 되었답니다. 에니메이션의 추억과 동화 같은 마음이 발길을 사로잡는 낭만의 동네가 되어 희미한 불빛에도 운치가 살아나는 풍경이 되었군요.
자만동 금표도 있는데 오늘은 확인하지 못했네요. 조선왕조 선대의 삶의 터전이라 신성하게 여긴 고종이 일반인들이 함부로 드나들지 못하도록 출입통제구역을 알리는 표지석입니다.
소나무가 울창한 곳도 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금표를 만들어 보호하기도 했습니다. 원주 치악산의 황장목 보호지에는 황장금표가 있습니다. 안면도 그리고 춘양목 생산지에도 있습니다.
이곳저곳 재미있는 벽화에 눈을 떨 수 없네요. 2012년 녹색 두레길 사업으로 골목길 주택 40여 채에 그려진 벽화 들입니다. 인상 깊은 그림들이 참 많습니다. 울퉁불퉁 한 벽에다 그려 내기 쉽지 않지만 작가들의 섬세한 노력이 엿보이네요.
한글서예가로 유명한 여태명 작가의 미술관도 보입니다. 불이 꺼진걸 보니 작가는 미술관에 없나 봅니다.
‘고무신, 꽃길을 걷다‘라는 주제의 강연숙님의 작품이 벽에 있습니다. 간호사로 근무하며 무료한 삶을 벽화를 통하여 갇혀 있던 마음을 열었다고 합니다.
흐린 저녁 달은 없어도 조명에 비쳐진 벽화에도 달이 뜬 느낌입니다. 자만동 벽화 마을을 보고 나와 옥류 벽화마을로 이동 합니다.
모시풀과 비슷한 거북꼬리풀이 보입니다. 저마라고도 하는데 잎과 줄기사이가 붉은색을 띠며 꽃이 거북이꼬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입니다.
도토리 6형제 이야기도 빠지지 않네요. 요즘은 혼합종이 많이 구별이 쉽지 않지만 갈참, 졸참, 굴참, 상수리, 신갈, 떡갈 입니다. 이곳 오목대와 이목대 부근에는 상수리가 많답니다. 열매 크기순으로 나열하면 굴참, 상수리, 갈참, 신간, 떡갈, 졸참 순입니다. 참고로 제주의 상록참나무는 가시나무라고 하는데 참가시, 종가시, 개가시, 붉가시, 일본의 졸가시가 있답니다. 일본에서 부르는 카시를 그대로 사용 합니다.
1920년에서 1970년대 까지 사용 했던 나무 전봇대가 보이네요. 곧은 전나무를 벌목하여 바닷물에 오래 담그었다가 건조하여 기름을 먹어 사용했던 전신주입니다. 옛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 합니다. 옥류 마을은 전주의 남쪽 순창에서 콩을 가져다가 이곳에서 콩나물을 길러 전주남문시장에 공급하여 만들어 먹기 시작한 전주콩나물국밥을 만든 본 마을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보는 한옥마을의 야경도 빼놓을 수 없네요. 행사를 마치고 이제 경기전 앞 한옥마을로 걸어갑니다. 오늘의 운세를 볼 수 있는 조형물도,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길거리 음식도, 한복 대여점도, 비오는 장마철 주말이라 한가합니다. 아름답게 만들어진 손부채가 시선을 사로잡네요. 예쁘게 만들어 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합니다.
풍남문의 야경을 감상하고 오늘의 여름밤 달빛 야행걷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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