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20. 11:25ㆍ카테고리 없음
봉선사 연꽃
살다 보면 기쁜 일도 슬픈 일도 많이 만나며 살게 됩니다. 그중 인생에서 슬픈 일은 누군가를 만나고 그 사람이 나에게 소중한 의미로 다가왔지만 결국 인연이 아님을 깨닫고 그 사람을 보내야 하는 일입니다.
인연이 아닌 것은 아쉬움이 크지만 내가 한다고 이루어지는 것도 아님을 어떻게 합니까.
죽는 날까지 마음에만 남기고 살아 갈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연인 경우도 같습니다. 우리가 영원히 살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만나고 해어짐은 하늘이 정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슬픈 이야기로 시작하는 글이 되어 예쁜 연꽃을 소개하기로 하겠습니다. 포천의 국립 수목원을 다녀오면서 잠시 연꽃을 보고자 들린 사찰입니다. 수목원을 가는 길가에 있는 봉선사입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의 운악산 아래에 자리한 봉선사는 고려시대인 969년 법인국사 탄문이 창건한 사찰입니다. 원래는 운악사라고 했는데 그 후 1469년 광릉의 세조를 추모하여 중창하고 봉선사라고 정했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여러 번 소실되고 6.25전쟁 때에도 모두 소실되어 1969년 다시 운허스님이 법당을 중건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답니다.
도착하니 주차장 바로 옆에 일주문이 있습니다. ‘맑고 향기로운 곳 봉선사‘라고 소개 하면서 경내에서 지켜야 할 사항들을 안내 합니다. 이곳이 또한 3.1운동 만세 시위지 랍니다. 봉선사 승려들이 독립만세 시위를 계획하고 선언문을 제작한곳이랍니다.
봉선사 가기 전에 커다란 연못방죽이 보입니다. 연꽃향기가 그윽하군요. 향기가 있는 백연꽃의 연못방죽입니다. 소세지처럼 생긴 부들도 있네요. 백련지 부근에 홍련지도 같이 있는데 홍연지는 조그만 합니다.
올해 봉선사 연꽃 축제는 7월 19일에서 21일 까지 열린 다네요. 연꽃은 한반도 중부 이남에서 주로 서식하고 볼 수 있는데 그중 북쪽에 가까운 이곳에서도 연꽃이 자라고 있습니다. 주변 산 모습을 보니 공작이 날개를 핀 것처럼 둘러져 있어 겨울에도 제법 따뜻한 지형으로 생각 됩니다. 충청도 지방에는 지고 있는데 여기는 조금 연꽃 개화기가 늦습니다.
연꽃이 참으로 고결하고 아름답습니다. 연못 중간 중간 산책길이 있어 가까이 연꽃을 감상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봉선사에 들어가 봅니다. 수많은 소원연등이 사찰마당에 가득 하네요.
대웅전 기능을 하는 전각의 현판이 한글로 쓰여 있네요. 그냥 ‘큰법당’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중건한 운허스님이 한국 최초로 한글 현판을 사용 했다고 합니다. 한문을 모르는 사람들의 배려인 것 같습니다. 내부의 법경들도 한글로 번역하여 놓았답니다.
금불상이 보이네요. 얼굴을 제외한 몸에는 불도들이 금박이를 구입하여 장식해 놓는답니다. 금빛이 찬란한 모습입니다.
법당 앞에는 스리랑카에서 가져온 부처님 사리 1과를 봉안한 5층탑이 있습니다.
이곳은 춘원 이광수와 인연이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친일파 소설가로 대중을 피해 운허스님과 친구 사이로 운허스님이 이곳에 살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합니다. 그 후 이광수는 납북 되었답니다.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가수 조용필이 첫 번째 결혼식을 올린장소 이기도 하고 가수 윤현상이 비밀리에 결혼을 한 장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내 앞에는 조그만 한 연못에 부래 옥잠은 꽃을 피웠고 수련은 아직 꽃을 피우지 않았네요.
봉선사를 나와 연못으로 가는 길에는 익살스러운 호랑이 모자상이 있네요. 무섭고 용맹한 동물이지만 귀여운 모습으로 만들었네요.
다시 연꽃의 향연이 이어집니다. 천천히 연꽃 방죽을 걸어 나와 봉선사를 나왔습니다.
천천히 연꽃사진에 취하면서 좋은 생각의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2024. 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