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19. 18:44ㆍ카테고리 없음
♤설악산 백담사 계곡 단풍 트레킹
비 온 뒤 가을은 갈색의 퇴색해가는 산속 풍경과 소슬바람에 변하여 가고 가을 햇살은 오늘도 또 하나의 물감을 던져주고 흘러가고 있습니다.
짧다는 가을도 세월을 먹어 치우는 우리들의 고뇌와 계절이 일깨워 주는 한해의 일상들이 이 가을에는 우리 모두 즐거운 것만 기억하고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월의 시간 속에 가보고 싶었으나 가지 못한 곳으로의 여행.
그리고 마침내 나에게 찾아와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여행은 행복함으로 다가옵니다. 몇일 전부터 설레임의 마음으로 가득했답니다.
하루 먼 곳으로의 여행이라 아침 일찍 출발합니다. 비가 온 뒤의 아침이라 서늘한 느낌도 드네요.
오늘 가는 곳이 어디냐구요?
강원도 인제 내설악에 있는 백담사와 계곡이 있는 곳의 트레킹입니다.
서서히 아침 안개가 걷히면서 도착한 곳은 백담사 입구의 용계리 백담주차장입니다. 황태덕장으로 유명한 곳이라 곳곳에 황태요리 음식점들이 많이 보이네요. 여기서 백담사까지는 약 6.5km로 일반차량과 버스는 접근이 어려워 백담사를 왕복하는 서틀버스를 이용합니다. 편도요금이 2,500원이네요. 버스 탑승 팁 하나 알려드립니다. 왼쪽 자리에 앉아 가시기 바랍니다. 버스에서 바라보는 계곡의 풍경이 무척 아름답거든요.
드디어 백담사에 도착했네요. 먼저 백담계곡을 따라 걷고 나오면서 백담사를 돌아보기로 하고 좌측의 오솔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내설악 백담사라는 안내문이 보이네요. 처음 시작의 길은 넓고 좋은 길을 걷습니다. 우측 계곡 위로 난 다리를 건너면 백담사이고 바로 직진하면 봉정암으로 가는 계곡 길입니다. 걷기 시작하여 넓고 평탄한 길이 끝나면 이제부터 계곡 옆으로 난 조그만한 오솔길을 걷습니다.
갈색 단풍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군요. 푸른 소나무와 잘 어울리는 낙엽수들이 보기 좋습니다. 그리고 신선한 공기를 만들어 주고 있네요.
탐방지원센터까지 왔습니다. 탐방로 이정표도 확인합니다. 아름다운 가을 산의 단풍이 조금 이르지만 덥지도 춥지도 않는 산길을 상쾌한 마음으로 걷습니다. 단풍이 드는 이유도 알아봅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나뭇잎과 가지 사이에 떨켜층이 만들어져 줄기의 양분이 잎으로 이동하지 못해 엽록소가 파괴되는데 보이지 않던 다른 색소들이 나타나 울긋불긋하게 된답니다. 이곳 설악산에는 ‘안토시아닌’이 많아 빨간 단풍이 드는 당단풍나무와 개옷나무 등이 있고 ‘카로틴’, ‘크산토필’이 많아 노랗게 물드는 생강나무, 만주고로쇠, 참나무 등이 있답니다.
설악산은 우리의 소중한 산림유전자원 보호 구역 이랍니다. 산림보호법 규정에 따라 지정된 보호구역으로 일체 산림자원 채취를 금하고 있습니다. 도토리 등 열매나 나물, 약초를 가져 가면 안되겠지요.
설악산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답니다. 1982년 8월 12일 지정하여 지구의 생물 다양성 보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우리나라 생물권 보전지역은 처음으로 지정된 설악산 외에도 제주도, 신안 다도해, 광릉숲, 고창군, 순천시. 강원 생태평화, 연천 임진강, 완도군, 창녕군이고 현재 추진 중인 곳은 울산광역시, DMZ 한강하구, 울릉군이라고 합니다.
유네스코 생물권 보호지역이라는 표지석을 지나 아름다운 숲길을 걷습니다.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과 계곡의 모습이 발걸음을 가볍게 도와줍니다. 수량은 적지만 옥빛의 물이 너무 투명하고 깨끗합니다. 계곡 옆으로 만들어진 나무 데크길도 걷습니다. 위험한 구간은 잘 정비해 놓았답니다. 빨간 단풍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단풍을 배경으로 인증샷도 남겨 봅니다. 개옷나무도 빨간색으로 물들었네요. 단풍도 계곡도 모두 하나의 풍경화로 그림같은 작품입니다. 중간에 키 큰 전나무군락지도 있어 숲의 어울림도 좋아 보입니다. 아름다운 단풍길의 연속이네요. 멋진 풍경을 담고 있는 분도 계십니다. 맑은 물에 비친 단풍이 너무 곱습니다. 계곡의 여러 모양의 바위와 옥빛으로 물든 풍경도 그림 같네요. 걷는 길에는 커다란 소나무도 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이 자리를 지키며 오고 가는 사람들에게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길을 가던 많은 사람이 하나둘 소원을 빌며 만든 돌무더기가 탑을 이루고 있습니다.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평평한 계곡에서 같이 간 일행들과 점심을 했습니다. 손수 농사지은 고추와 상추가 싱싱한 맛 그대로네요. 이런 도시락 식탁도 진수성찬이라고 말해도 될 것 같습니다.
점심을 하고 영시암에 도착했네요. 백담사에서 이곳까지 3.5km 1시간 코스랍니다. 영시암은 오랜 역사를 지닌 사찰로 고려시대 때부터 존재했다고 하는데 1709년 조선 후기의 유학자 김창흡이 다시 창건했답니다. 그 후 폐허로 남아 있다가 1749년 다시 복원하여 지금에 이른답니다. 영시암은 내설악 깊은 곳에 있어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평화로운 분위기 때문에 많은 등산객과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답니다. 주변 숲과 앞의 계곡이 아름답고 사색과 쉬기 좋은 곳인데 미리 예약을 하면 숙박도 가능하답니다. 맑은 물이 흐르는 샘도 있습니다. 숙소로 보이는 건물 마루에는 많은 사람이 쉬고 있네요. 저도 그곳에서 잠시 쉬었답니다. 정말 마음과 몸이 평화로워 지더군요.
영시암을 나와 이제 오던 길을 되돌아 백담사까지 걷습니다. 마가목인듯한 나무에 붉은 열매가 달려 있네요. 내려오면서도 붉은 단풍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정표가 보이는데 이곳에서 백담사가 2.7km라고 알려 주네요. 계곡 길의 아름다운 풍경을 눈으로 마음에 담아 백담사에 도착했습니다.
백담사 입구의 계곡에는 소원을 담은 소원돌탑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얼마나 있겠어요. 안 되는 일이 더 많음을 이 돌탑들이 말해 주는 것 같습니다.
백담사 경내에 들어왔습니다.
대웅전에는 대단한 보물로 지정된 목조 불상이 있습니다.
백담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3교구 본사인 신흥사의 말사라고 합니다. 이곳의 문화재로는 보물 제1182호 목조 아미타불좌상 및 복장유물이 있다고 합니다. 서기 647년에 지장 율사가 한계사로 창건하고 창건 후 여러 이름으로 불리다가 1783년에 최붕과 운담이 백담사로 개칭했다고 합니다. 백담사라는 사찰 이름은 전설에 의하면 설악산에서 이곳까지 작은 담이 100개가 있다는 지점이라 하여 지었다고 합니다.
백담사는 내설악의 깊은 곳에 자리하여 수행과 세상의 번뇌를 잊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답니다. 이곳은 독립운동가 한용운님께서 ‘님의 침묵’이라는 시를 발표하고 일제의 민족 침탈에 항거하여 민족독립운동을 구상하기도 했던 독립운동의 유적지로 유명하기도 합니다. 그 후 전두환씨가 이곳에서 칩거하여 많이 알려진 사찰이기도 합니다.
사찰 가운데에는 한용운님의 흉상이 있습니다. 그 뒤에는 야광나무가 붉은 열매를 달고 있네요.
야광나무는 꽃이 5월에 순백의 흰색으로 피는데 밤에도 빛을 낸다고 하여 야광나무란 이름으로 불린다네요. 장미과 사과나무속 이랍니다. 야광나무 밑에는 한용운님의 시비도 있습니다.
백담사를 나와 서틀버스를 타고 나와도 되지만 일행과의 약속 시간이 많이 남아 4명의 일행과 백담주차장 까지 6.5km의 서틀버스가 다니는 길옆으로 만들어진 산책로를 걸어 나오기로 했습니다. 오래전 버스가 다니지 않을 때에는 모두걸어 오고 갔던 길이라고 합니다. 약간의 무리도 되겠지만 평지와 약간의 내리막길이라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아 즐거운 마음으로 걷기로 했습니다. 혼자면 어려웠을 것 같은데 동행해주신 고마운 분들이 있어 가능하네요.
내려오는 주변의 풍경도 아름답습니다. 빨간 단풍에 향기 나는 노란 들국화와 계곡의 하얀빛의 화강암 바위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답니다. 일부 구간은 버스가 지나칠 때 위험한 중간의 구간만 지나면 다시 데크 길이 이어집니다. 예산 관계로 미완성 구간도 남아 있나 봅니다. 계속 공사가 진행되어 완성이 되면 많은 탐방객들이 이용하게 되겠지요.
쉬어갈 수 있는 의자도 있고 화장실도 보이네요.
커다란 수석과도 같은 바위도 보입니다. 자연이 많든 조각품 같습니다.
국립공원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이네요. 주차장에 잘 도착했습니다. 오늘 많이 걸었네요. 오늘 걸은 걸음 수 29,800보가 기록되었네요.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 집에 도착하니 저녁 11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누우니 그 곳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파노라마처럼 흐릅니다.
금수강산의 모습들입니다. 그곳에서 같이 한 고마운 일행들의 모습도 같이 보입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그러나 행복한 생각으로 꿈나라 열차에 탑승하여 꿈나라로 갑니다.
2024.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