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0. 10:35ㆍ카테고리 없음
♧곡교천 은행나무길, 현충사(顯忠祠) & 봉곡사 천년 숲길♧
이 가을의 파란 하늘은 맑고 높습니다. 부는 바람 따라 이리저리 딩구는 낙엽을 보니 깊어 가는 가을이 느껴집니다.
정처 없이 떠도는 쓸쓸한 낙엽을 보면 때가 되어 본질로 돌아가는 우리의 인생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내년 다시 기지개를 펴는 새싹을 위해 자리를 비켜 온몸을 벗고 후손의 거름이 되어주는 순리를 거스리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잘못된 내 습관과 욕심들 그리고 잘못된 많은 것들을 낙엽을 바라보면서 나의 삶을 되돌아봅니다.
마음을 비워 겸손의 자리로 희생의 거름으로 탄생 되는 낙엽을 보며 내 삶 안에 비움을 일깨어 주고 다독여 주는 이 가을도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을 살면서 가을이 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답니다. 그런데 가을을 느낄 새도 없이 그냥 이렇게 훌쩍 지나가며 오늘이 겨울을 준비하는 입동이랍니다.
바쁜 일상이지만 하루 시간을 내어 노란 은행나무 단풍을 보러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충남 아산의 은행나무 단풍의 최고라는 관광지인 곡교천과 곡교천에서 가까운 현충사 그리고 봉곡사 천년 소나무 숲길을 찾아갑니다.










1. 곡교천 은행나무길, 현충사
여기는 충남 아산시 염치읍 송곡리에 있는 곡교천 제방길인데 2.2km에 350그루의 60년생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는 곳입니다. 아쉽게 아직 노란색으로 물들기 전 이네요. 전주의 내가 일하는 곳에는 은행나무가 물들어 여기도 노란색의 멋진 장면을 연출하지 않을까 하고 잔뜩 기대하고 왔는데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곡교천 밑에는 예쁜 코스모스가 반겨 줍니다. 살살이 풀이라는 코스모스의 연분홍 꽃들이 아침햇살에 반짝거립니다. 꽃 구경을하니 금새 마음이 밝아졌답니다.
구름한점 없는 파란 하늘과 물들기 시작하는 은행나무 길 그리고 햇볕에 반짝이는 코스모스의 꽃들이 작품의 풍경화를 연상하게 합니다. 오늘은 은행나무길보다 코스모스꽃밭을 거닐고 나왔네요.
제방 언덕에는 수국꽃도 심어져 있네요. 수국이 피는 여름에도 오면 좋을 듯합니다. 코스모스가 지고 나면 이곳에 유채꽃을 심는답니다. 봄에는 아름다운 유채꽃이 반겨 주겠지요.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도 보이네요.
은행나무는 암수가 띤 그루로 동아시아가 원산지라고 합니다. 은행나무는 침엽수도, 활엽수도 아닌 독자적인 계통의 식물로 살아있는 화석식물이라고도 부른답니다. 또한 침엽수에서 진화한 식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1과 1속 1종의 식물로 고생대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식물입니다.
은행나무는 번식이 용이하지 않습니다. 나무, 잎, 열매에 독성이 있어 큰 홍수나 사람의 도움 없이는 번식이 어렵답니다. 그래서 현재 은행나무는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중국의 저장성과 진포산 일대에서만 자생지가 존재한다네요.
특이하게 물들고 있는 은행나무도 있네요. 초록의 잎 가장자리부터 노랗게 물들기 시작하는 모습이 무척 예쁘게 보여 사진도 한 장 담아 봅니다. 겨울에도 싱싱함을 보여주는 꽃배추도 심어 있습니다. 이제 현충사로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가까운 거리라 산책하듯 잠깐이면 도착합니다.
주차장 길목에 심어진 소나무가 이곳이 성역임을 알려줍니다. 현충사 은행나무길에는 노랗게 물들어 있답니다. 사진작가 여러 명이 카메라앵글을 고정하고 있답니다. 저도 잠깐 틈에 끼어 모습을 담아 봅니다.
안내도를 참고하고 입장합니다. 오래전 딸아이 유치원 때 가족여행으로 왔던 때가 생각나네요. 35년 전쯤 되나 봅니다. 엄청 크게 잘 확장하여 꾸며 놓은 것 같습니다.
백암리 방화산 기슭에 조성한 곳으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결혼하여 살던 옛집과 충무공을 기리는 사당이 있는 곳입니다. 충무공은 이곳에서 10여년을 살던 곳이랍니다. 32세에 무예에 급제하여 임진왜란때에 공을 세우고 순국 한지 108년이 지난 1706년 숙종이 충무공의 넋을 기리기 위해 현충사라는 사당을 세웠고 그 후 홍선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어려움을 당했다가 일제강점기 1932년 동아일보 주관하여 국민의 정성으로 사당을 다시 세우고 박정희 시대의 성역화 사업으로 현충사 유적 정비 사업을 통하여 현충사를 확장 건립하게 되었답니다. 이곳은 사적 제155호로 지정된 곳입니다. 국가 유산청에서 관리하며 전 국민이 무료입장입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참고로 충무공 이순신의 사당은 현충사 외에도 여수의 충민사와 한산의 충무사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이순신 백의 종군길이라는 둘레길 코스도 안내하고 있네요. 나중에 둘레길 코스도 걸어 보면 좋을 듯싶네요.
박물관을 지나 충무문으로 입장합니다. 오른쪽으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봅니다. 커다란 느티나무와 연못이 이네요. 느티나무는 수명이 길어 옛날부터 대표적인 정자나무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당산나무가 되기도 합니다. 이 보호수 느티나무는 나이 약 300년 수고 높이 22m로 나무둘레는 160cm라고 합니다. 연못에는 잉어와 비단잉어가 살고 있군요. 연못과 소나무가 잘 어울리는 풍경입니다. 단풍나무도 보이는데 빨갛게 물들어 보기 좋습니다. 하얀 수줍은 듯 피어 있는 구절초꽃도 아름답습니다.
연못을 지나 활터 앞에는 커다란 은행나무 2그루가 서 있는데 노랗게 물들었네요. 이 2그루의 나무도 보호수로 수고가 22m와 20m이며 나무 둘레는 400cm로 수령이 약 570살이라고 합니다. 정말 아름답습니다.
파란 하늘에 노란 은행 단풍이 무척 잘 어울리는 가을인가 싶습니다. 바로 옆에는 충무공의 후손 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빨간 열매를 달고 있는 감나무도 이 가을 예쁜 풍경 하나를 만들어 주고 있답니다. 충무공 고택도 방문하여 봅니다. 충무공이 방씨와 결혼하여 21살부터 살던 집이라고 합니다. 크지는 않지만 정갈하고 소박한 기와집 같네요. 고택 옆에는 충무정이라는 우물도 있습니다. 현충사 사당을 향하여 올라가는데 군복을 입은 여성분들이 단체로 보이네요. 궁금해서 물어보니 현역군인은 아니고 공주시 여성예비군이랍니다. 나라에 충성하는 뜻으로 만들어진 자율예비군이라네요. 의미를 더욱 다지고자 일행 모두 현충사를 참배하러 왔답니다. 꽃봉오리를 곧 터트릴 것 같은 동백나무도 보입니다.
현충사 사당으로 들어갑니다. 아주 잘 단장해 놓았네요. 화단에 영글어 가는 맥문동의 열매가 흑진주처럼 반짝반짝 윤기가 흐릅니다.
충무공 영정 앞에 섰습니다. 잠시 머리 숙여 묵념하며 충무공의 뜻을 헤아려 봅니다. 어지러운 나라의 모습 속에 충무공 같은 충신이 그립습니다. 사당을 나오는데 왜 그리 발걸음이 무거운지 모르겠네요.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세종대왕과 이순신장군 그분들이 지금의 나라를 바라보는 마음은 어떨까요? 지금 우리들에게는 진정 국가를 사랑하는 애국심이 얼마나 있을까요? 나 자신부터 성찰해 봅니다.
현충사(顯忠祠) 사당을 나오면 한국인의 기상을 알려주는 듯한 소나무들이 도열하고 있습니다. 사당으로 가는 길 중앙에는 커다란 반송 소나무가 위풍당당한 충무공의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반송(盤松)은 소나무의 변이종으로 줄기가 밑에서부터 여러 갈래로 갈라져 옆에서 본 소나무 모양이 부채와 같은 특징으로 수형이 아름다워 조경수로 많이 쓰이는 나무입니다.
이곳의 반송은 1975년 4월 염티초등학교에서 70년생을 이식하여 심겨진 나무라고 합니다.
멋지고 아름답게 가꾸어진 나무들은 저절로 있지 않습니다. 조경사분들의 노력 덕분이랍니다. 관리하고 정성으로 돌보고 손질한 결과라는 생각이 드네요.
나오면서 입구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기념관도 방문해 봅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3년의 공사 끝에 완공된 기념관입니다. 충무공의 역사 자료와 유물을 체계적으로 수집, 보존, 전시를 목적으로 세워진 곳입니다. 역사교육과 문화관광자원으로 민족정체성 함양을 위해 건립되었습니다. 이순신장군의 위업과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의 활약을 소개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현충사 주차장에는 감탕나무과의 낙상홍 열매가 빨갛게 열려 있습니다. 추위에 강한 나무로 바닷가나 도시의 공원에서 자주 보이는 나무입니다.
이제 천년 숲길이 있는 봉곡사를 찾아갑니다.




















































2. 봉곡사 천년 소나무 숲길
봉곡사가 있는 유곡리에 왔습니다. 여름에 훼손된 하천길을 정비하고 있네요. 주차장에 도착하니 여기 오늘 찾아온 손님은 저희 일행뿐입니다. 주차장의 천년 숲길 안내도에는 코스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천년 비손길과 봉곡사 솔 바람길, 그리고 긴 골재길, 천년 물결길이 있답니다.
솔 바람길과 봉곡사를 잠시 다녀온다는 생각으로 출발합니다. 멋지고 커다란 소나무 숲길이 보입니다. 봉곡사 주차장부터 봉곡사까지 약 700m에 있는 소나무 숲을 ‘천년의 숲‘이라고 부르는데 수년 전 산림청에서 아름다운 거리 숲으로 장려상을 수상한 숲길이라고 설명 하네요.
이리저리 휘어지며 아름다운 곡선의 줄기 끝에는 우산처럼 그늘을 내리고 있는 솔잎들이 솔향기의 향긋함을 자아냅니다.
산길을 안내하는 이정표를 따라 잠시 걸어 봅니다. 약간의 경사도 있습니다. 걷는 주변에는 소나무도 있지만 참나무가 유난히 많아 보입니다. 소나무 숲 이외는 모두 참나무 군락지입니다. 잎이 떨어져 등산로가 잘 보이지 않고 미끄럽네요. 내려올 때 조심해야 합니다. 산허리 중간쯤 정도 오른 후 오던 길을 내려갑니다. 참나무 연리목도 보입니다. 참나무 군락지를 나오니 단풍이 물든 나무와 바위가 보기 좋은 모습으로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네요. 커다란 느티나무도 보입니다. 봉곡사도 잠시 들려봅니다.
신라 51대 진성여왕 원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 집니다. 산이 봉황의 머리 같다고 하여 봉수산이라고 하고 절은 이산의 베틀바위의 전설에 의해 전해져 내려오다 고려 때 보조국사가 중창하여 임진왜란 때에 소실 되고 이조시대에 또다시 중창하여다고 합니다. 봉황의 양쪽 날개를 펼치고 있다는 것과 같다고 하여 봉곡사라고 개칭하였다고 합니다. 사찰은 크지 않고 아담합니다. 뒤로 산을 두르고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 사찰로 보이네요. 향기 짙은 야생 산국화도 피어 있군요. 충청남도의 유형문화유산으로 목조석가여래좌상, 지장 시왕도, 대웅전 및 고방이 있습니다.
봉곡사를 나와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천년 소나무 숲길을 다시 걷어 나왔습니다. 소나무가 파란 하늘과 잘 어울려 여러 장 사진으로 담와 왔습니다.
봉곡사를 나와 궁평저주지에 왔는데 황토 수변길을 잘 조성해 놓았네요. 올가을 조성하여 제1회 맨발 황토길 걷기축제를 개최한 곳이랍니다. 황토와 마사를 5대5 비율로 왕복 4Km의 황토길을 조성하여 앞으로 많은사람들이 건강을 위하여 방문 할거라고 예상이 되네요. 저도 잠시 걸어 보았답니다. 다음에 다시 와서 천천히 저수지를 감상하며 걷고 싶은 길입니다.




























오늘 가을을 만끽하고 돌아왔습니다. 한국의 가을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높고 푸른 하늘, 그리고 풍요로운 들녘과 울긋불긋 고운 단풍의 물결이 있습니다. 세계 어느 곳보다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자부하고 싶습니다.
이런 예쁜 가을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떠나세요. 가을이 물든 곳으로......
박강수의 ’가을은 참 예쁘다’ 노래가 생각나는 하루입니다.
“가을은 참 예쁘다.”
“Autumn is really pretty”
https://youtu.be/z_77tBZp-rM?si=5Tb8Jz31UdjvutFm
2024.1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