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한우산 & 솥 바위

2024. 11. 22. 05:54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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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 한우산 & 솥 바위
 
일상의 하루는 같은 길을 걷고 같은 곳을 지나도 매일 같은 길은 아니랍니다.
어느 날은 반짝이는 햇빛에 눈이 부시고 어느 날엔 비가 내리고 바람불어 힘든 날도 있습니다.
길모퉁이 한 그루 나무도 어느 날은 꽃을 피우고 어느 날은 잎을 틔워 무성한 나뭇잎에 바람을 달고 빗물을 담고 그렇게 계절을 지나고 빛이 바래고 낙엽이 되고 자꾸 비워 가는 빈 가지가 되어 늘 같은 모습이 아니랍니다.
세상도 그렇습니다. 하루하루 집을 나서고 돌아오는 하루를 살아도 늘 어제 같은 오늘이 아니고 또 오늘 같은 내일은 아니랍니다.
슬프고 힘든 날 뒤에는 비 온 후 맑게 개인 하늘처럼 웃을 날이 있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 뒤에도 조금씩 비켜 갈 수 없는 아픔도 있습니다.
매일 같은 날, 같은 길을 지나도 하루하루 삶의 이유가 다른 것처럼 언제나 같은 하루가 아니고 계절마다 햇볕의 크기가 다른 것처럼 언제나 같은 길은 아니랍니다.
 
가을이 온지 얼마되지 않는데 갑자기 추워진 날입니다. 옷깃을 여미고 찬 공기의 아침 길을 떠납니다. 내가 사는 곳에서 조금 먼 길인 의령의 한우산과 부자마을을 탄생시킨 전설이 있는 솥바위를 찾아갑니다.

 
1. 한우산
구불구불 산허리를 돌아 만들어진 도로를 달려 도착한 곳은 쇠목재입니다. 이곳이 해발 610m에 있는 한우산과 자굴산 중간에 있는 산행의 시작점입니다. 이곳은 의령군 궁류면 벽계리 일대에 위치한 산으로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836m의 한우산과 897m의 자굴산이 있는 곳이랍니다.
산세가 웅장하고 골이 깊은 곳인데 한여름에도 찬비가 내린다는 찰 한(寒) 비 우(雨)로 표기된 한우산입니다. 안성기, 송은숙 주연의 ‘아름다운 시절’ 촬영지이기도 하답니다. 도깨비 전설과 백두대간에 서식하던 호랑이가 살던 깊은 골짜기의 산이라고 합니다.
한우 도령과 응봉 낭자의 사랑 이야기 속에 쇠목이라는 도깨비가 응봉 낭자를 좋아하여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가 숨어 있는 곳인데 응봉 낭자는 죽어 아름다운 철쭉으로 피어나고 한우 도령은 찬비를 내려 철쭉꽃이 쉽게 지지 않도록 보살피며 도왔다고 합니다. 쇠목이 도깨비는 죄를 뉘우치고 착한 도깨비가 되어 황금 망개떡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답니다. 이런 연유로 이곳 의령이 망개떡으로 유명하답니다. 지난번에 이병철회장 생가를 방문했던 때에 주차장 옆에 커다란 망개떡 떡집이 있는 이유를 이제야 알았네요.
이곳은 조선시대까지 호랑이가 살았다고 전해집니다. 현존하는 6종의 호랑이(시베리아, 뱅갈, 남중국, 수마트라, 말레이, 인도차이나) 중 가장 북쪽에 사는 시베리아 호랑이입니다. 시베리아호랑이, 아무르 호랑이, 동북 호랑이, 백두산 호랑이, 한국호랑이, 조선범 모두 DNA가 같은 호랑이입니다.
오늘 코스는 쇠목재 – 홍의 송원 삼거리 – 도깨비 숲 입구 – 홍의정 – 꽃바람데크 숲길 – 하늘 전망대 – 한우산 정상(836m) - 호랑이 설화원 – 쇠목재로 원점회귀 산행입니다. 그리고 자굴산도 중간쯤 올라 걸어 봅니다.
쇠목재 터널에서 30m 지점에 한우산 등산로 입구가 있네요. 터널을 나오면 한우산 입구에 커다란 돌탑이 보입니다. 잘 만들어진 데크게단을 따라 걷기 시작합니다. 전국의 산악회에서 다녀갔다는 표시로 산악회 리본들이 많이 걸려 있습니다. 한곳에 모아 걸어 산속 자연훼손 방지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계단 끝에는 잠시 쉬어가며 산 아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시야가 좋아 주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소나무가 많은 곳이라 아름다운 모양의 반송들이 많이 보입니다. 등산로 주변에는 관목인 철쭉나무가 무척 많네요. 봄철에 철쭉꽃이 피면 꽃길을 걸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홍의 송원 삼거리를 지나면 이제부터는 완만한 능선길입니다. 이곳에는 교목인 신갈나무와 떡갈나무가 많이 보입니다. 까만 열매가 쥐똥 같다고 하여 쥐똥나무인데 울타리 조경수로 많이 심는 나무랍니다. 야생 쥐똥나무를 여기서 보게 되네요. 또한 이곳에는 은방울꽃과 둥글레도 많이 있다는 안내문도 있습니다. 청미래덩굴이라는 망개나무 열매도 보입니다. 떡을 이 덩굴나무 잎에 싸면 방부제 역할을 하여 떡이 쉽게 상하지 않는답니다. 지금은 잎이 지고 빨간 열매만 남아 예쁨을 뽐내고 있네요. 철모르는 철쭉꽃도 피어 있네요. 가을 야생화의 대명사인 구절초꽃도 이따금 남아 있습니다. 도깨비 숲 입구에 왔습니다. 망개떡을 좋아하는 문지기 도깨비가 반겨줍니다. 쇠목이 도깨비 조형물과 사진도 한 장 남기고 갑니다. 철쭉 설화원 전설 이야기도 소개합니다. 한우 도령과 달님처럼 어여뿐 응봉 낭자가 살고 있었는데 이곳 한우산에 올라와 사랑을 나누며 망개떡을 나누어 먹었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차가운 비가 된 한우 도령과 철쭉꽃으로 피어난 응봉 낭자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의 한우산이 더욱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봄철 아름답게 핀 철쭉꽃을 상상하며 이야기에 푹 빠져 산길을 걷습니다. 여기서 잠시 쉬며 이야기 속 여행을 떠나 볼 수도 있답니다.
바로 앞에 한우정이 보입니다. 한우정을 지나면 넓은 휴식터와 꽃바람 쉼터가 보이는데 바로 앞에 뷰 테라스라고 소개하는 곳이 있습니다. 자연이 가지고 있는 풍경을 그대로 담아낸 공간으로 데크 테라스에 앉아 경치를 즐길 수 있으며 야간에는 편히 누워 밤하늘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랍니다. 사진작가인듯한 분도 앵글을 고정하여 멋진 풍경을 담고 있네요. 저도 모습을 한번 담아보았습니다. 그냥 찍어도 작품이 되는군요.
굽이치는 생태 숲길을 따라 걷는 철쭉 바람길을 걷습니다. 데크 산책길인데 철쭉 숲을 관통하여 만든 길입니다. 봄철에 오면 환상적인 숲길이 될 것 같은 길입니다. 여름이면 철쭉이 지고 없는 자리에 하얀 찔레꽃도 예쁘게 피어 있을 것 같습니다. 빨간 찔레 열매가 많이 보입니다. 데크 계단 끝에는 하늘 전망대가 있습니다. 전망대는 보수 공사 중이라 올라갈 수가 없네요. 하늘 전망대 주변은 온통 억새밭입니다. 하얀 억새가 지금은 떨어지고 없지만 시기를 잘 맞추어 오면 대단한 모습의 억새를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아직도 수줍은 꽃을 남기고 있는 연보라의 쑥부쟁이꽃과 하얀 구절초가 미소를 지으며 반겨 줍니다. 한우산 정상 표지석이 보입니다. 정상석 밑에는 호랑이 쉼터가 있네요. 출산을 위해 한우산으로 온 호랑이 이야기와 아기호랑이를 훈련 시켰다는 쇠목이와 이기호랑이의 성장 과정 그리고 용맹하게 성장한 아기호랑이들이 자굴산의 명경대로 떠난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데크 길을 걸어 잠시 내려가면 엄마 호랑이와 세끼 3마리의 조형물이 보입니다. 호랑이와 사진도 한장 남겨 가야겠지요. 훈련을 마친 호랑이들이 호랑이의 성지인 자굴산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랍니다.
한우산 정상에는 온통 억새 물결입니다. 여기가 페어 글라이딩 활공 명소라고 합니다. 호랑이 쉼터에는 조형물도 있습니다. 기둥이 5개인데 아빠, 엄마, 아이들 셋의 호랑이 가족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다시 한우정에 왔네요. 이곳이 꽃, 바람, 별자리를 걷는 홍의 광장이랍니다.
“푸른 하늘 아래 별은 빛나고 꽃향기를 맡으며 바람과 같이 있으니 세상이 내 것 같다”고 표현합니다.
높은 곳에 홍의 송이 하늘을 품는 형태의 광장이랍니다. 한우 도령과 응봉 낭자 그리고 쇠목이 도깨비 이야기가 있는 설화원도 소개합니다.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쇠목이 도깨비가 소원을 들어준다네요. 이제 한우산을 내려갑니다. 홍의 송원이라는 길이 보입니다. 강한 바람과 추위에 적응하며 한우산 능선부에 자생하는 소나무로 키가 작지만 수형미와 경관미가 수려하여 학술 및 유전자원으로 가치가 크답니다. 의령 홍의 송의 어원의 유래는 임진왜란 때 전국 최초의 의병장인 ‘홍의장군 곽재우’에서 유래했답니다. 의령 홍의 송은 한우산 해발 700m 이상의 고지 능선에 약 2,700주가 살고 있답니다. 내려오는 길에는 한우산 생태숲 홍보관이 보이는데 문이 잠겨 있네요. 향기 진한 야생 산국화의 꽃도 보고 남아 있는 억새도 마주하며 한우산을 내려왔네요.
자굴산도 잠시 다녀옵니다. 시간상 정상까지는 못가도 중간 정자까지 걷고 올까 하고 길을 걷습니다. 자굴산은 의령의 명산이라고 합니다. 산맥 전체의 형상이 황소를 닮았다고 하는데 그중 자굴산이 황소머리 부분이라고 합니다. 자연풍경을 즐기며 역사와 문화가 있는 살아 숨쉬는 곳 자굴산 남명 조식선생의 이야기가 있는 스토리텔링 탐방로라고 소개합니다. 이 숲길을 남명 숲길이라고 한답니다. 남명 조식선생은 산림처사로 오로지 학문연구와 제자양성에 매진한 조선시대 성리학자입니다. 자굴산 중간의 정자까지 왔네요. 이제 잠시 쉬었다가 내려갑니다. 우람한 노송들이 많이 보입니다. 노송들 사이에는 철쭉나무들이 빼곡이 자리하고 있네요.
쇠목재에서 출발하여 이제 대한민국 부자 1번지인 솥 바위로 갑니다.

 
2. 솥 바위
의령군 역사 문화 테마파크에 도착했네요. 남강 변 정암마을에 있는 곳입니다. 의병광장, 힐링 카페, 정암 철교, 정암루, 솥 바위, 부자 테마공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공원에는 빨간 새순을 올리고 있는 홍가시나무가 많이 보입니다. 뚝방 옆에는 풍차도 보이네요. 테마공원을 지나 남강뚝에 오르니 바로 밑에 솥 바위와 정암나루가 보이네요. 솥 바위에 가까이 내려가 봅니다. 우리나라 부자 1번지라고 소개합니다.
남강의 물속에는 세 발을 달고 있는 바위가 하나 있는데 이 바위는 옛 솥을 닮아 솥 바위(鼎솥 정, 巖바위 암)라고 한답니다. 남강 변 나루터는 정암진이라고 불린답니다. 정암진은 홍의장군 곽재우 의병장이 일본 왜군과 전투하여 대승을 거둔 곳으로 식랑 확보를 위해 호남으로 진출하려는 왜군을 소탕하여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곳이랍니다.
솥 바위의 전설로는 솥 바위를 지나는 도사가 솥 바위를 중심으로 반경 20리 안에는 부귀가 존재한다는 예언을 했는데 실제로 삼성, 엘지, 효성그룹의 창업주가 탄생하여 솥 바위의 전설이 현실이 되었답니다. 이곳에서 부자 기운을 얻어 가면 희망의 부를 누릴 수 있다 하여 창업과 입사를 앞둔 많은사람들이 소원을 빌기 위해 모여든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부자 1번지인 솥 바위는 대한민국 경제부흥을 이끈 부자 탄생의 전설을 가지고 바위의 기운이 가장 좋은 자리에 지름 80cm, 무게 10kg의 원형 동판을 설치했는데 원형 동판에 서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지고 동판을 밟으면 행운과 건강, 부의 기운을 충전할 수 있답니다.
저도 동판에 서서 사진도 담아보고 마음으로 소원도 빌어 보았답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었을 커다란 느티나무도 있군요. 밑둥 가지가 여러 갈래로 나누어져 있어 나무 한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정암루에도 잠시 올라 봅니다. 여기서 보이는 남강의 풍경이 아주 근사합니다. 그 옛날의 선비들이 풍류를 즐길만한 곳이군요. 요즘에는 정암마을 사람들이 여름 낮잠을 즐기기 좋은 곳이라 생각되네요. 정암 철교도 걸어 봅니다. 정암 철교는 의령군과 함안군 사이를 흐르는 남강 위에 설치한 근대식 구조물입니다. 길이 259.6m, 폭은 6.0m로 1935년 처음 세워졌으나 6.26 전쟁으로 파괴되어 그후 1958년 남아 있는 기둥을 그대로 살려 다시 세워졌답니다. 2007년부터는 차량 통행이 금지되고 보행자와 자전거만 통행하는 다리랍니다. 정암 철교를 걸어 봅니다. 철교에서 보는 솥 바위 풍경도 그림 같은 작품이네요. 다시 다리를 건너오면서 정암루도 사진으로 담아 봅니다. 테마공원 구경도 합니다. 섹시한 여인이라는 꽃말을 가진 북아메리카 원산지인 바늘꽃이라는 가우라가 차가운 기온에도 꽃을 피워주고 있네요. 테마공원 조형물도 사진으로 담아 봅니다. 부자 테마 조형물에는 삼성의 이병철 회장, LG의 구인회 회장, 효성의 조홍제 회장의 양력이 소개되어 있고 평소의 회장들이 가지고 있는 소신의 좌우명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콩과 교목인 보기 귀한 황금 회화나무들도 많이 심어 있답니다. 행운을 이야기하는 꽃말을 가지고 있고 중국이 원산지인데 부를 부르는 나무라고 합니다. 잎과 가지가 모두 황금색을 띠고 있어 부자공원의 특색있는 나무 같군요. 부자가 되고 싶어 다녀간 많은 사람들이 소원 돌탑을 만들어 놓았네요. 꽃이 귀한 늦가을에 피는 호랑가시나무가 향기 그윽한 꽃을 피웠네요. 요즘 제가 일하는 곳 정원의 은목서도 꽃을 피웠답니다. 가우라 꽃밭정원도 보입니다. 상록참나무라는 가시나무도 도토리 열매를 달고 있군요.(6종의 가시나무 비교 참고) 금목서도 보이는데 꽃이 보이지 않네요.

 
하루 일찍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먼 곳의 여행도 가능하답니다. 경남 의령의 가볼 만한 곳 2곳을 다녀왔네요. 힘든 여행이기도 하지만 수고가 있어야 즐거움도 얻을 수 있답니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만은 즐거움으로 가득하니 또 다른 여행을 준비합니다.
 
2024. 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