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3. 16:57ㆍ카테고리 없음
신안 수선화의 섬 선도
“초록빛 스커트에 노오란 블라우스가 어울리는 조용한 목소리의 언니 같은 꽃,
해가 뜨면 가슴에 종을 달고 두손을 모으네,
향기도 웃음도 헤프지 않아 다가서기 어려워도 맑은 눈빛으로 나를 부르는 꽃,
헤어지고 돌아서도 어느새 샘물 같은 그리움으로 나를 적시네”
이해인 수녀님의 수선화를 표현하는 시입니다. 봄바람 속에 다가온 노란 새색시를 만나는 설렘으로 먼저 아름다운 마음의 감정부터 끄집어내어 봅니다.
오늘 떠나는 여행길은 전남 신안군 지도읍의 선도라는 섬입니다. 섬의 생김새가 매미같이 생겼다고 하여 선치도, 또는 매미선(蟬)자를 써서 선도라고 하는 곳입니다.
면적이 5.23 평방킬로의 조그마한 섬인 이곳에는 13.4ha의 13 농가에 17품종의 208만 그루의 수선화가 심어진 곳이랍니다.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 놓은 듯 섬 곳곳마다 온통 수선화의 노란 물결이 봄 향기와 같이 펼쳐져 있는 곳이랍니다. 노란 수선화와 같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의 지붕과 담벼락에도 노란색으로 칠하여져 봄과 잘 어울리는 곳인데 2020년 가고 싶은 섬에 선정되어 수선화 섬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한적하고 구석진 볼품없는 섬이 유명해지기까지는 1986년 복잡한 서울 생활을 접고 이곳에 귀촌한 현복순 할머니인데 마당과 길가에 수선화를 심어 가꾸기 시작하여 선도를 수선화의 섬으로 변화시킨 주인공이랍니다.
할머니의 노력이 불씨가 되어 마을 가정마다 수선화를 재배하여 수선화 섬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답니다.
은은한 수선화 향기와 청정바다를 품은 1004섬 신안의 선도에서 봄 마중을 시작해 볼까요.










오늘의 일정 코스는 선도항 선착장에서 좌측 도로를 걸어 대덕산(143.4m) - 대촌 저수지 – 대촌마을 – 수선화 집 – 선치분교 - 선도 둘레길 – 수선화 정원 – 선도항입니다.
이곳에는 수선화 축제도 열리는데 올해는 4. 4 ~ 4. 13 까지 열린답니다. 평소에는 하루 4차례 배가 운행하는데 축제 기간에는 운항 횟수가 많아진답니다.
압해 가룡항에 도착하여 아침 2번째 운행하는 10시 40분 배를 타고 선도로 출발합니다. 선도에 도착 시간은 11시 26분이랍니다. 축제 전인데도 선도의 수선화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 많네요. 축제 기간에는 입장료를 받는데 노란색 옷을 입으면 절반을 할인해 준답니다.
노란 꽃을 보러 며칠 설렘으로 가득했을 여자분들 일행은 노란 티로 벌써 마음과 몸이 수선화로 물들었네요.
가룡항에는 수선화 축제를 알리는 깃발들이 보이네요. 이제 여객선에 탑승합니다. 이곳에서 선도를 가기 위해서는 2군데의 선착장을 거쳐 도착합니다. 배 안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축제 기간에는 관광객들이 무척 많이 찾아온답니다. 축제 전 조금 한가할 때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선도에 도착하니 노란색들이 반겨 주네요. 선도라고 쓰여 있는 표지석 글씨도 노란색입니다. 저도 오늘 노란색 자켓을 입고 왔네요.
바로 수선화를 보지 않고 높지 않지만 가볍게 산행을 해볼까 해서 좌측으로 등산로 입구를 찾아갑니다. 매계마을 가는 도로를 잠시 걸어가면 등산로 입구가 보이네요.
산길을 잘 정비해 놓았네요. 마을 뒷산 산책로 같습니다. 겨울 운동량이 적어 산길을 걷는데 조금 힘이 듭니다. 펄펄 날아 산에 다니던 예전과 같지 않네요. 바쁠 것도 없어 쉬엄 쉬엄 천천히 걷습니다.
지금이 진달래가 피는 시기라 분홍의 진달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오늘 수선화를 보러 왔는데 또 하나의 선물이 주어지네요. 오랜만에 보는 진달래입니다. 걷는 산길에 분홍의 진달래 꽃길이 이어집니다.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산길에도 수줍은 듯 이렇게 예쁜꽃들이 피어 반겨 주네요. 산길을 걸으며 보이는 마을과 바다 풍경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이제 땀이 나기 시작합니다. 자켓을 벗고 걷습니다. 산길의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도 참고하며 걷습니다. 목표지점인 대덕산이 950m 남았군요. 아기손처럼 생긴 고사리가 나왔군요. 길가에 고사리 마른 잎이 많이 보입니다. 대덕산 정상에 도착했네요. 정상석도 깔끔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정상에 왔으니 인증샷도 남겨 봅니다. 잠시 쉬며 여기서 점심 도시락을 먹습니다. 몸 컨디션이 별로라 평소 맛있게 먹었을 도시락도 겨우 먹습니다. 요즘 하는 일이 힘들었나 봅니다. 정상에서 보는 주변의 경치도 아름답네요. 여러 산악회에서도 여기를 많이 다녀갔다는 표시로 리본을 많이 걸어 두었네요. 예쁘게 핀 진달래 사진도 가져갑니다. 이제 마을을 향해 내려갑니다. 옥녀봉과 범덕산에도 가고 싶지만 오늘 무리하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 여기에 온 목적은 산행이 아니라 수선화꽃을 보러 왔습니다.
산행길과 마을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보입니다. 여기서부터 석산마을까지는 970m라고 하네요. 내려가는 길도 편하고 좋습니다. 더군다나 진달래가 핀 꽃길이 이어집니다. 두릅나무 순이 올라오기 시작했네요. 멀구슬나무와 비파나무도 보입니다. 비파나무는 꽃을 피우기 시작했네요. 청보리밭이 싱싱한 봄의 기운을 선사합니다. 이런 푸르름도 봄을 느낄 수 있는 풍경의 하나랍니다. 양파밭 사잇길을 걸어갑니다. 콧노래가 저절로 나오네요. 청보리밭을 지나니 수선화꽃밭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수선화밭에 잡초도 같이 있습니다. 오늘은 잡초도 예쁘게 보이네요. 자운영은 아직 꽃이 피지 않았고요. 광대나물은 꽃을 피웠네요.
시골길을 걷다 보니 대촌마을입니다. 세멘트 벽에 붙여 자라는 담쟁이덩굴 줄기도 한 폭의 추상화 같은 느낌입니다. 길모퉁이에는 유채꽃이 피어 있네요.
대촌마을을 뒤로하고 이제 수선화 공원을 향하여 갑니다. 석산마을을 지나가니 여기에 소공원이 있네요. 축제를 준비하느라 꽃단장이 한창입니다. 울긋불긋 팬지꽃과 흰꽃의 옥스아이 데이지와 거기에 노란 수선화까지 어울려 꽃밭을 이루고 있답니다.
바로 옆이 수선화의 집이군요. 소공원에는 사진을 담을 수 있는 조형물도 있네요. 수선화의 집에 잠시 방문해 봅니다. 마당에는 수선화와 히아신스가 꽃을 피워 아담한 시골집과 잘 어울리는 화단에 예쁜 모습으로 자라고 있습니다. 세월을 이야기한 듯 커다란 등나무 줄기가 현관 앞에 그늘을 만들어 주고 정리되지 않은 사진액자들이 그 시절을 추억한 듯 인사를 건너줍니다. 소박한 창문은 할머니가 그리운 자식과 가족을 기다리는 듯한 모습으로 남아 있네요. 마당에도 뒤뜰에도 예쁜 꽃과 나무들이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복잡한 생활을 뒤로하고 이곳 선도로 이사와 30년 넘게 살아오고 있는 ‘수선화 여인 현복순 할머니’는 자신의 정원에 꽃과 나무를 심고 특히 수선화를 좋아하여 정원에 재배하고 틈틈이 사진과 꽃 그림을 그리고 매일같이 꽃에 대한 일기를 작성하고 수선화 모종을 마을분들에게 나누어 주어 선도가 봄이면 섬 전체가 수선화 향이 가득한 수선화 섬으로 변화시킨 주인공이라고 합니다. [아쉽게 현복순 할머니께서는 2024년에 별세하셨답니다.]
벽면에는 현복순 할머니의 사진이 그려져 있습니다. 할머니와 인사하며 저도 사진 한 장 남겨 갑니다. 길 좌측에는 선도교회가 보입니다. 수선화집 앞에는 커다란 수선화 꽃밭이 있네요.
마을버스가 다니는 큰 도로를 따라 걷는 길가에도 수선화꽃이 반겨주는 꽃길입니다. 길옆 중간중간에는 노란 쉼터가 있습니다. 걷다 다리가 아프면 쉬어 갈 수 있습니다. 길 우측으로 선치분교의 이정표가 있네요. 물 위의 정원을 지나갑니다. 아직 이른 봄이라 물속식물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뚝방길에도 수선화가 곱게 피어 있네요. 여기는 아이보리색 수선화입니다.
수선화 종류는 60여 가지 18,000개 품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7종류 정도가 심어 가꿔지고 있답니다.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로 설중화라고도 불리 우는데 ‘나를 잊지 마세요’란 꽃말의 나르시서스(Narcissus)라고 한답니다. 6개의 화판에 부관인 꽃부리는 나팔 모양으로 되어 있고 비늘줄기에서 잎을 올려 이른 봄에 꽃을 피웁니다.
이슬람 가르침에는 ‘두 조각의 빵이 있으면 한 조각은 수선화와 바꾸어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조각 빵은 몸을 위해서이고 수선화는 마음을 위해서랍니다.
폐교가 된 분교 같은데 많은 다양한 품종의 수선화가 자라고 꽃을 피웠네요. 운동장 한 컨에는 그 옛날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히말리아시다라고 하는 개잎갈나무 한그루가 학생을 기다리는 듯이 서 있습니다.
선치분교를 나와 큰 길옆에도 수선화 동산이 있습니다.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수선화를 가꾸어 놓았네요. 관계자분이 이곳을 방문하며 점검하고 있더군요. 새 카 맑게 그을린 얼굴에서 그동안 노고가 보입니다. 이렇게 수고로 가꾸고 있는 분이 계서서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는 고마움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수선화 축제를 하는 곳에 도착했네요. 이곳은 선도항 바로 앞에 있습니다. 축제 전이라 사람들은 적지만 준비하는 손길들은 바쁘게 움직입니다. 노란색의 공연장도 있네요. 이제부터는 수선화 동산을 걸어 볼 겁니다.
수선화 동산을 알리는 커다란 표지석에는 이해인님의 ‘수선화“시가 새겨져 있습니다. 천천히 아름다운 시을 읽어 보고 가슴에 수선화의 아름다움을 담고 수선화 꽃길을 걸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말 노란 수선화꽃의 물결입니다.
여기에 심어져 있는 품종은 시클라미누스 수선화 품종 같습니다. 가장 보편적인 노랑 수선화로 알고 있습니다. 예쁜 사진을 남겨 갈 수 있는 포토죤도 있네요. 꽃보다 못하지만 저도 한 장 남겨 갑니다. 곰솔과 잘 어울리는 듯한 수선화 모습이 파란 하늘과 어울리며 아름다운 그림의 한 장면으로 연출합니다.
아름다운 감성들을 끄집어냅니다. 노란색 봄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언덕 위의 무인카페도 수선화와 잘 어울리는 건축물로 예술 작품 같습니다. 여러 시인들이 수선화를 노래하는 시비도 곳곳에 있습니다.
수선화 동산을 돌아보니 나도 노란색으로 물들어 버렸네요. 축제 전이라 먹거리 장터는 볼 수 없지만 식당과 차를 겸한 카페가 보입니다. 여기가 수선화 레스토랑이랍니다. 재활용 창고를 리모델링 한 곳이라네요. 시원한 냉커피 한 잔 주문했답니다. 평소에는 주말만 운영 한다는데 축제 전이라 개방했다네요. 선도항을 향해 갑니다. 아직 이곳에서 출항하는 배 시간이 남아 마을 구경을합니다. 아담한 마을에 벽화도 그려져 있어 볼거리와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구경거리입니다. 바닷가 경치도 구경합니다. 여끝 삼형제 바위 모퉁이에는 깨끗한 모래사장도 있네요. 산당화라는 명자꽃도 빨간 모습으로 꽃을 내밀기 시작했네요. 소형 마을 버스도 있습니다. 운행시간은 여쭈어 보지 못했네요.
마을 벽면에는 ’한 송이 수선화가 꽃을 피우기 위해 온 우주가 협력했으니 지구는 수선화 화분이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호감이 가는 내용이네요. 담벼락에 그려진 수선화 그림들도 볼만합니다. 수선화가 꽃을 피우기 위한 1년의 과정을 그림으로 설명해 놓았답니다. 3월에 싹을 티워서 4월에 꽃을 피우는 군요.
봄바람을 타고 온 노란 수선화의 물결은 수선화의 꽃말처럼 ’나를 잊지 마세요‘입니다.
나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추억여행이 되었습니다.
2025. 4.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