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186 저지오름

2023. 2. 2. 09:21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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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오름 입구가 보이는 곳에서 버스기사님이 친절하게 안내하며 내려 주네요. 제주는 자연경관도 좋지만 관광지답지 않게 제주사람들이 좋습니다. 오랜 세월 몽고의 지배와 일제의 지배를 받고 견디어온 강인함에서도 유연함과 친절이 있어 자연히 제주를 사랑하게 됩니다. 기분 좋은 자연과 사람의 만남이 제주에 있더군요. 저지오름은 옛이름 닥몰이라는 한경면 저지리 저청초등학교에서 북서쪽 도로 우측에 우뚝 선 오름으로 산상의 분화구를 중심으로 어느 쪽 사면이나 경사와 거리가 비슷한 둥근 모습을 이루고 있는데 둘레가 약 900m이고 깊이가 약 60m쯤 되는 매우 가파른 깔때기형 산상분화구를 갖고 있는 화산체입니다.
오름 각 사면에는 해송이 주종을 이루며 잡목과 함께 울창한 숲을 이루고 분화구 안에는 낙엽수림과 상록수림이 울창한 자연림 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안쪽에는 보리수나무, 찔레나무, 닥나무 등이 빽빽이 우거져 있어 화구 안으로의 접근이 매우 어렵습니다.
저지오름이라고 부르는 것은 마을이름이 '저지'로 되면서 부터 생긴 한자명이라 합니다. 그전까지는 '닥몰오름'이라 불렀으며, 저지의 옛이름이 닥몰, 닥모루였다고 합니다. 이는 닥나무가 많았다는데서 연유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2007년 제 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인 생명상을 수상한 곳으로 접근이 용이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습니다. 제주올레 13코스의 마지막점으로 입구에서 45분정도 소요 되어 초보자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오름입니다. 전망이 좋아 오르고 나면 상쾌한 기분에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오름입니다.
제주 사람들은 오름에서 태어나 오름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그만큼 오름은 제주 사람들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공간입니다. 제주 바깥에서 보기에는 제주 중심에 볼록 솟은 한라산이 가장 눈에 들어오지만 제주사람들의 삶 속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한라산을 중심으로 제주 전역에 자리한 오름이 그보다 더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제주 전역에 흩어진 360여 개의 오름은 비슷한듯하면서도 저마다의 독특한 모양새를 지니고 있는데 각각의 오름이 주는 색다른 풍광과 분위기에 빠져 제주의 오름을 순례하는 ‘오름꾼’들도 많다고 합니다. 제주의 푸른 바다가 여인이라면 봉긋하고 자그마한 오름은 풋풋한 소녀 같은 모습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은답니다. 제주의 바다와 한라산 그리고 관광지를 구경하고 난 느낌이 들 때 쯤이면 아마 자연스럽게 제주는 오름의 섬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답니다.
버스를 탈려고 기다리는데 감귤판매장에 팔고 남은 감귤 몇 개기 있네요. 말라서 상품성이 없어 오름을 오르고 내려온 관광객을 위해 남겨 놓은듯 합니다. 2개는 먹고 2개는 호주머니에 넣었는데 어쩜 그렇게 달고 맛이 좋은지요 . 다시 한번 제주사람들의 마음에 감사의 생각이 듭니다. 버스를 타고 오설록으로 가는 길에 버스기사님에게 2개는 건너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