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마구치여행

2022. 12. 4. 13:50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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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마구치여행

    

10월의 마지막날.

갑자기 가을의 단풍절벽으로 떨어진 듯 합니다.

검정 비닐봉다리의 부석거리는 소리와 함께 을씨년스러운 날씨가 여행자의 출발을 시샘하네요.

더 춥기 전에 그리고 요즘 국내의 단풍시절이라 해외여행객이 적어 비수기인 틈을 이용하여 가까운 일본으로 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일본은 이래 저래해서 이번이 7번째 여행 인가 봅니다.

가을찬바람이 낙엽을 괴롭히는 토요일날 점심을 하고 부산으로 가는 직행버스를 탔습니다.

부산국제여객선 터미널에 갈려면 여기서는 고속버스보다 부산서부터미널에서 정차하는 일반시외버스가 조금 더 편리 합니다. 터미널 바로 앞이 지하철이고 1호선과 2호선을 한번만 갈아 타면 됩니다. 부산서부터미널에 도착하여 새로 신축한 부산국제여객선터미널로 향하는 지하철에 올랐습니다.

부산역과 초량역사이에 아주 큼직하게 잘 지어 놓았더군요.

쓸쓸함이 뭍어 있다는 10월의 마지막 밤을 일본에 가는 훼리 안에서 조용히 혼자 지내게 되었네요.

몸 상태도 정상이 아닌데 이렇게 보호자 없이 혼자여행하기에는 이젠 무리 인가 봅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가이드를 동반한 패케이지 여행상품을 골라 같이 떠나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의 호텔은 나홀로 지내기 위해 싱글룸 비용을 추가로 지불 했지요. 외국에서 무리하여 병원신세를 지면 어쩌나 싶기도 하여 나의 피검사 수치와 의사진단서를 몸에 지니고 떠났습니다. 물론 외국에서도 사용 할 수 있는 비자카드도 챙겨 갔지요.

여행팀은 단체로 온 고향친구들과 함께하는 사람들도 있구요. 가족들과 같이 온 일행인데 혼자 온 여행자는 저뿐 이였습니다.

여행지에서 여러 사람이 동행하며 소란스러움 보다 저의 여행 취향은 조용히 홀로 그 곳의 모습과 풍경, 느낌을 더 많이 담고자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야 여행의 맛과 느낌을 더 많이 가져 올수 있다는 생각 이였거든요. 저의 여행의 모습이 꼭 정석은 아닙니다. 많은 일행과도 더 좋은 여행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부산을 떠난 부관훼리는 시모노세키항에 도착 했습니다.

시모노세키는 한국의 1.7배인 일본의 4개의 본토섬 홋카이도, 혼슈, 시코쿠, 후쿠오카 섬 중에 가장 큰 혼슈의 최 서쪽 남단에 있습니다. 17천만 일본인구 중에 우리나라 충청북도 정도 만한 곳에 140만인구가 살고 있는 야마구치현 일원을 여행하는 일정입니다.

깨끗하고 친절하기로 소문난 45인승 버스에 올랐습니다. 운전기사는 오마아상으로 인사를 잘 합니다. 친절이 몸에 베인 일본인을 대변이라도 한 듯 합니다.

시골중소도시 쯤 되는 호후시로 이동 했습니다. 호후텐만구로 가기 위해서입니다. 서기 904년에 창건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텐만구라고 합니다. 일본에는 3개의 유명한 텐만구가 있는데 학문의신을 모시는 곳으로 입시를 앞둔 학생과 취업준비생, 고시준비생들이 어김없이 들렸다 가는 곳입니다. 예전에도 다자이후 텐만궁을 여러번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일본의 왕인 박사라 칭하는 쓰기라와를 기리는 신궁으로 달달한 매화떡이 유명 합니다.

일본의 건축양식이며 깨끗하게 정돈된 신사의 모습은 인상이 깊게 남습니다. 아직 단풍은 들지 않았어도 봄에 오면 수백년 된 매화나무와 왕벗나무가 장관을 이룰 듯 합니다. 입구에는 커다란 황소동상이 하나 있는데 뿔과 엉덩이를 만지면 재물과 지식이 들어 온다고 합니다. 여러사람들이 만져 반질반질 합니다.

그들의 신께 예를 다해 재물을 올리는 모습도 볼수 있었고 또한 예쁘게 일본 전통 기노모를 차려 입은 아이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양해를 구하고 아이와 기념 사진도 찍었네요.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한국에서 가져간 캬라멜 사탕도 전해 주었지요.

텐만구를 나와 보니 앞에 일본 전통찻집이 아름다운정원과 같이 보였습니다. 차는 마시기로 하지 않았지만 정원을 보고자 실례를 무릅쓰고 들어 갔습니다. 전통적인 일본정원의 모습입니다. 조그만 연못에 잉어가 살고 있고 단풍나무가 예쁘더군요.

시간이 여유있게 주어졌다면 일본의 녹차인 말차를 주문하여 마시고 싶었습니다.

텐만구를 나와 유다로 갔습니다.

백여우와 인연이 있는 마을로 여우모습의 동상이 많이 보이더군요. 조그만한 시골인데 곳곳에 무료 족욕을 할 수 있는 족욕탕이 많습니다. 잠시 둘려 보고 족욕도 하여 보았는데 너무 따뜻하고 좋더군요. 이곳저곳 4군데나 둘러 보았습니다.

무러 800년 역사가 있다고 합니다. 상처가 난 백여우가 온천에서 치료하고 있는 것을 본 스님이 온천이 상처와 몸 건강에 좋다고 생각해 이곳의 온천을 개발 했다고 합니다. 온천수도 먹을 수 있습니다. 시음을 하고 보니 따뜻하면서도 약간 떫은 맛도 나는 것이 몸에 좋을 듯 합니다. 그런데 물컵은 따로 가져가야 마실수 있습니다.

또 이곳에는 분홍빛의 도자기가 유명한데 신기하게도 물의 온도에 따라 색깔이 변한답니다.

한 개 사고 싶었는데 기회를 놓쳐버렸네요. 한글을 공부하는데도 있는데 이곳에 한국인들이 온천을 하기 위해 많이 찾아 오는가 봅니다.

긴 시간을 달려 야마구치에 왔습니다. 야마구치현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루리코지 5층탑에 가기 위해서 입니다.

호류지, 다이고지와 함께 일본의 3대 명탑이라고 합니다. 오우치가의 전성기문화를 전승하고자 만든 탑과 사원이 있는 곳입니다. 사찰 규모가 대단히 큽니다. 아름답기도 하구요. 일본 전통복장을 하고 사진을 찍은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전통복장을 대여 한답니다.

일본의 장레문화를 볼 수도 있었습니다. 일본묘지도 신사 뒤에 있더군요.

일본국보로 지정된 루리코지 5층탑을 본 뒤에 일본의 전통 돈가스를 점심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나라 돈가스는 접시에 담아 나오는 데 일본 돈가스는 화로에 국물에 담가 끓여 데워 먹게 되어 있습니다. 거기에다 손수 달걀을 풀어 읶혀서 조금 기다린 후에 먹습니다. 돈가스가 읶을 때 까지는 일본 전통소바를 먹습니다. 적은 반찬과 깔끔한 음식이 너무 맛이 있습니다.

점심을 일찍한 뒤에 저 혼자 가까이 있는 신사를 찾았습니다. 내부에 들어 갈려면 입장료를 내야 하네요. 그래서 정원만 구경 했습니다. 이곳도 정말 아름답네요. 이 신사 구경은 보너스네요. 저 혼자만 보고 왔으니까요. 하얀동백이 수줍은 듯 피어 있었답니다.

일본의 최대 카르스트지형인 아키요시다가 있는 미네로 향했습니다. 아키요시다는 석회암 고원으로 카르스트지대 3/1가량이 국립공원으로 지정 되어 있답니다. 중요부분은 천연기념물로 지정 되어 있고 수백만년 전에는 이곳이 바다 밑 이였다고 합니다. 석회석 암석을 이용하여 도자기와 돌조각공예가 유명 합니다. 저도 여기서 기념돌을 하나 샀습니다.

일본의 쫀득쫀득한 아이스크림도 하나 사먹고 넓게 펼쳐 있는 초원도 걸어 보았습니다. 이럴 때 같이 올수 있는 동반자가 간절 하더군요.

아키요시다 바로 옆에 있는 아키요시동굴로 갔습니다. 이 동굴의 길이는 장장 10km라고 하네요.

동양 최대의 석회암 동굴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구간은 겨우 1km정도 인데 중국과 달리 별로 조명이 없이 원래 그대로를 보존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은 오색조명으로 화려한데 여기는 겨우 적은 불빛으로 형태만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천연그대로를 후손에게 물려줄 깊은 뜻이 있나 봅니다. 시간이 멈추어 버린 듯한 동굴의 모습에서 나약한 인간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정말 자연은 위대 합니다.

동굴 구경을 마치고 시모노세키로 돌아 왔습니다. 10층의 깨끗한 호텔인데 3층의 제방에 여행가방을 놓고 시모노세키쇼핑몰에 나왔습니다. 호텔에서 가까운데 이 곳이 시모노세키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라고 하네요. 혼자 슈퍼마켓도 가서 먹을 것 과자 이것저것 샀습니다. 관광지 상점 보다 이곳이 저렴하고 품질도 믿을 수 있답니다. 카드 결재도 간단하고요. 저녁을 먹을려고 식당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혼자 들어가 식사를 하기도 무엇하고 해서 호텔에서 먹을 수 있는 먹거리 조금을 사가지고 호텔로 돌아와 저녁을 간단히 하고 걸어서 갈수 있는 시모노세키 30층 타워에 가기로 했습니다. 들어가는데 약간의 입장료를 지불하고 올라가는데 초고속입니다. 홍콩과 상하이 야경만 못해도 그런데로 야경이 예쁩니다.

일본사람들의 절약이 이 야경에서도 보입니다.

피곤하네요. 호텔로 돌아와 일본전통소바인 요나카소바(간장라면)를 무료로 먹을 수 있도록 하여 주네요. 출출하던 참에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온천을 하고 잘까 했는데 그냥 잠이 들어 버렸네요. 깨어 보니 새벽 3시반 쯤 되었습니다. 10층 옥탑에 있는 천연 노천온천에 갔습니다. 이른 시간이라 아무도 없네요. 혼자 탕속에서 시내를 바라보니 너무 좋습니다. 아무도 없어서 온천탕도 디카로 찍어 보았습니다.

호텔 아침 부페식이 너무 훌륭하네요. 상상 외입니다. 그러나 다 먹지 못했습니다. 간단하게 준비하여 식사를 한 뒤에 우베로 향했습니다.

사무라이마을이라는 죠후성마을에 왔습니다. 메이저유신의 발생 무대가 된 곳으로 산사가 많습니다. 그중 공산사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마을을 흐르는 하천에는 오리와 비단잉어가 어울려 살고 모래톱도 있고 정말 깨끗하게 정비 된 하천이었습니다.

사무라이 전통가옥들도 많이 있더군요.

일본 도시공원 100선에 선정된 도키와공원에 갔습니다. 이곳은 호수에서 석탄이 발견되어 석탄을 채굴한 곳으로 석탄박물관이 있고 아름다운 호수를 낀 조각공원과 동양 최대의 선인장식물원이 있습니다. 이곳은 또한 일본의 아름다운 걷고 싶은 길 500선에도 선전된 공원이라고 합니다. 석탄박물관 전망대에 오르면 우베시가 한눈에 들어 옵니다.

정말로 아름다운호수와 더불어 잘 가꾸어 놓은 도시공원 이였습니다.

점심으로 일본정식 고기 부페를 먹으러 갔습니다. 여러 가지 육류를 불판에 본인이 직접 먹을 만큼 가져다 구워먹는 곳입니다. 고기 맛도 좋고 그 외에 다양한 먹거리가 너무 많아서 무얼 먹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그냥 조금만 가져다 먹고 나왔습니다.

관문대교를 지나 기타큐슈로 향했습니다. 이곳에는 일본에서도 이제 점점 사라져가는 전통 재래시장이 있답니다. 탄가 재래시장인데 100년 전통을 자량하는 큐슈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이라고 합니다. 바다가 가까우니 각종 해산물이 풍부하고 먹거리와 생활용품을 저렴하게 판답니다. 시장에 나온 사람들도 많더군요. 특이하게 생긴 일본감과 검은색사과, 타꼬야끼등 먹거리가 다양 합니다. 일본에서 나오는 감귤의 맛은 어떠한지 궁금하여 감귤도 사서 먹어 보고 단감도 사서 먹어 보니 정말 달고 맛이 있더군요.

이번여행의 하이라이트인 고쿠라성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탄가시장에서 걸어서 약 5분거리에 있습니다. 구마모토성보다 조금 적지만 역사적으로 큐슈의 관문 역할을 한 높이 18.8m의 돌 성벽위에 솟은 상아색 고쿠라성 입니다. 천수각의 5층이 1층보다 크고 처마가 없이 지어진 당나라 형식이랍니다. 기타큐슈의 대표적인 건물임과 동시에 성주가 이곳을 살면서 지배하던 성 이랍니다. 원래는 들어가지 않는 일정인데 저는 혼자 별도로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갔습니다. 성내부도 구경할 겸 천수각 위에서 이곳을 지배하던 사무라이의 기개를 느끼고 싶었습니다. 고쿠라성 앞에는 현대식 건물로 스타벅스가 자라잡고 있더군요. 상당히 큰 복합쇼핑몰로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잠시 이동하여 모지항으로 갔습니다. 모지항 레트로에서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 아름답더군요. 또 다리를 건너면 사랑이 깨지지 않는다는 속설도 있다는데 저는 홀로 걸었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항구로 과거에는 무역항으로 번성 했고 현재까지 남아 있는 오랜 역사적인 건물들과 현대건물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멋을 풍기는 곳 입니다.

모지항을 나와 이번에는 3개의 해저터널 중 한 개의 해저터널을 지나 시모노세키항으로 왔습니다.

출국수속을 마치고 부관훼리 하마유에 승선하여 부산에 도착하였습니다.

 

아름다운 여행길은 언제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여행의 처음 낯선 곳에 발 딛고 모르는 길을 마냥 걷다가 보면 마음의 밑받침이 뻥 뚫리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때 안도의 마음은 아름다운 길 집으로 돌아갈 때입니다.

여행의 재미와 즐거움도 크지만 여행의 고단하고 먼곳에 있다는 불안함의 밑바닥에 엉켜 붙었던 찌꺼기들이 말끔히 빠져나가는 기분입니다.

항상 여행 중에 내가 돌아갈 아름다운 집이 있다는 안도감이 더 행복하게 느끼는 이유는 사랑하는 가족과 정든 고향의 맛갈스러운 인생의 향기가 거기 있기 때문 인가 봅니다.

여행자는 다시 돌아올 곳이 있기 때문에 떠나는 것 같습니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

그들의 삶을 기웃거려보고 그들의 맛을 느껴보고 그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일본여행.

일본은 선진국입니다. 그들의 친절과 질서를 배우고 여행의 힐링을 느끼고 온 즐거운 여행 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