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보길도여행

2023. 2. 26. 11:15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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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보길도 여행

순간을 사는 일이 하루를 만들고 하루를 사는 일이 한 생을 이룬답니다.
하루를 사는 일을 마지막처럼 정성을 다하고 하루를 사는 일을 평생을 사는 일처럼 소중하게 생각해 볼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젊은 날의 시간을 후회하며 아쉬워합니다.
한 번 지나가면 다시 살아볼 수 없는 시간이라 순간순간이 소중 합니다.
그 자리에 그냥 서 있는 나무처럼 세월을 이기고 살 수 없을까요. 천년을 지키고 서있는 나무가 부러울 뿐입니다.
 
봄기운이 살짝 왔다가 추워진 날씨입니다. 멀리 남쪽바다는 따뜻하겠지 하며 찾아간 곳입니다. 오래전부터 다녀오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어 미루고 있던 곳인데 산악회에서 보길도 격자봉 산행 일정이 있다고 합니다. 참가하여 보길도 몇 곳의 여행이 가능한지 문의 했습니다. 일행 일부는 산행을 하고 일부는 여행을 한다고 하네요.
좋은 기회가 주어진 것 같아 주저 없이 참가를 신청 했습니다. 새벽 5시에 아주 좋은 리무진 버스로 출발 한답니다. 밤잠을 설쳐가며 동승하여 달려가니 해남의 땅끝마을 까지 왔네요. 여기에서 노화도 까지 가는 배를 타고 가서 보길대교를 건너갑니다. 배의 출항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여기 땅끝 전망대에 잠시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버스로 중간 쯤 올라가면 주차장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15분쯤 돌게단을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옵니다. 걷기 어려운 분은 밑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오시면 됩니다. 예전에도 주변 해안 길 트레킹으로 다녀 온 곳 이지만 다시 오니 새롭네요. 여기는 북위 34도 해남 송지면 갈두산 사자봉 언덕입니다. 맑은 날은 제주도 한라산도 보인다는데 아침 해무에 보이질 않네요. 서울에서 이곳까지가 천리, 서울에서 함경복도 온성이 2천리로 우리나라 3천리 금수강산이라고 합니다. 방문의 인증샷도 남기고 이제 배를 타고 노화도로 출발 합니다.
땅끝항에서 노화도의 산양진항까지는 약 30여분이 소요 된답니다. 버스도 실을 수 있는 커다린 배입니다. 노화도 산양진항에서 내려 이제 다시 버스에 탑승하여 보길대교를 건너 낙서재까지 왔습니다.
시인이자 정치가인 고산 윤선도가 고향인 이곳에서 말년을 보내며 유명한 어부사시사와 산중신곡 등 주옥 같은 글을 남긴 곳입니다. 그 혼적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제일의 한국정원이 이곳에 있답니다. 윤선도는 정철, 박인로와 같이 조선의 3대 시인으로 1635년에 고향으로 은거하여 1671년 85세로 숨지기까지 많은 업적을 남긴 곳이랍니다. 계절마다 보여 지는 어촌의 아름다운 풍경을 노래한 어부사시사가 유명 합니다.
헙소한 동네길을 지나니 제법 큰 주차장이 나옵니다. 여기서 걸어 곡수당은 200m, 낙서재는 300m로 안내판을 참고하여 걸으면 됩니다.
상연지라는 연못을 두고 곡수당 건물이 있습니다. 산속의 계곡물을 이용하여 연못을 두고 사색하며 좋은 글들이 만들어 졌군요. 곡수당 뒤편에 매화꽃이 많이 피었네요. 그윽한 매화꽃 향기가 나는 것 같습니다.
이제 곡수당을 나와 윤선도가 거처 했던 낙서재로 갑니다. 보기 드문 하얀동백이 반겨 주네요. 동와라는 초가를 지나면 윤선도가 죽을 때까지 살았다는 낙서재 입니다.
여기가 보길도에서 제일 좋은 명당택지랍니다. 뒤쪽으로 격자봉은 봉황이 날개를 핀 것처럼 감싸 안으며 앞으로는 정기가 빠지지 않도록 북바위 능선이 있습니다. 제가 보아도 풍수지리로 명당이 맞네요. 주변에는 사당과 정자 그리고 전사청이라는 제사에 필요한 도구를 보관 하는 곳도 있습니다. 낙서재 앞에는 거북이를 닮은 듯 귀암이라는 바위가 있는데 윤선도가 달맞이 하던 장소라고 합니다.
낙서재를 나와 산 중간에 있는 동천석실에 다녀옵니다. 이곳에는 황칠나무가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재배하는 곳도 많네요. 당뇨, 간기는 개선, 황산화 작용, 면역력 증진, 장기능 개선, 아토피에 좋다고 합니다.
저수지 방향으로 잠시 올라가면 동천석실 가는 이정표가 나옵니다. 돌다리를 지나면 우거진 동백 숲입니다. 돌이 많은 산길을 잠시 오르면 바위위에 지어진 조그만 한 기와집이 보입니다. 2채가 있는데 밑의 한 채는 침실이라네요. 추운 날 불을 때고 쉬는 곳이랍니다. 조심히 바위 길을 오르면 차 바위가 보입니다. 이곳에서 차를 마시며 시를 지은 곳인데 전망이 너무 좋습니다. 바로 앞에는 낙서재가 훤히 보입니다. 한평 남짓 한곳에서 홀로 명상에 잠기기도 하고 덧없는 세월을 회상하기도 했을 겁니다. 벼슬의 무상함도 생각 하구요.
동천석실을 내려와 숲길을 걸어 나옵니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숲길입니다. 숲길을 나오면 잎에서 향기가 난다는 생달나무도 보이고 비파나무도 꽃을 달고 있네요. 밭에 마늘도 싱싱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낙서재와 동천석실 갈림길에서 버스를 타고 세연정으로 이동 합니다.
보길 윤선도원림이라는 곳에 윤선도 기념관과 세연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명승 34호로 지정 된 곳 이랍니다. 주변의 나무들이 울창 합니다.
여기는 약간의 입장료가 있습니다. 기념관에 들어가 윤선도에 대한 지식도 알아봅니다.
이곳 부용동 원림은 한국전통 조경이 잘 된 곳이랍니다. 물과 숲이 잘 조화를 이룬 한국정원의 대표적인 곳입니다. 윤선도의 흔적을 알아 본 후에 이제 세연정을 향하여 갑니다.
돌담에서 자라는 덩굴식물인 송학이 열매를 달고 있군요. 수줍은 빨간 동백도 반겨 줍니다.
물과 바위가 잘 어우러진 정원에 도착 합니다. 이곳이 세연정이 있는 곳입니다.
멋지고 풍류가 넘치는 건물이 보이네요. 회수담이라는 인공연못에는 수련도 있네요. 커다란 소나무와 잘 어울리는 연못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본 듯합니다. 이런 아름다운 우리의 정원을 보러 멀리서 왔답니다. 감탄사가 아니 나올 수 없네요. 커다란 소나무도 우리의 붉은 적송입니다.
주변의 경관이 물에 씻은 듯 깨끗하고 단정하여 기분이 상쾌해 지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세연정 이랍니다. 그리고 이 주변을 부용동이라고 한답니다.
판석보를 이용하여 수량을 조절하여 이곳의 경치를 풍요롭게 했구요.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도 아름다운 풍경 그대로입니다. 감탄 감탄이 거듭 나오네요.
세연정을 뒤로 하고 나오니 봄 쑥이 고개를 내밀고 있네요. 황소가 약진하는 모습이라는 혹약암도 하나의 멎진 풍경으로 다가 옵니다.
봄을 알리는 동백을 보고 곧 있으면 노란 꽃을 피워줄 유채꽃밭을 뒤로하고 나왔습니다. 오늘 오후 파도가 심하여 배 운항에 차질이 있을 예정이라 2시 30분배를 이용하여 보길도와 노화도를 나가야 한답니다. 양지 바른 곳에서 도시락 점심을 하고 있는데 여기 특산주인 황칠막걸리를 권합니다. 술을 잘 못하지만 그 맛이 궁금하여 종이컵 한잔의 막걸리를 맛보았답니다. 이제 보길대교를 건너 보길도를 나옵니다. 노화도 산양진항에서 배를 타고 나와 땅끝 마을 표지석에서 사진도 찍어 봅니다. 여기도 빨간 열매를 달고 있는 먼나무를 가로수로 많이 심어져 있네요. 땅끝항 가까운 곳에 조그만 한 공원도 있습니다. 공원모습도 둘러보고 이제 빠른 저녁을 먹습니다. 오늘 산악회에서 대접 한답니다. 해물칼국수와 돼지고기볶음인데 제법 잘 먹었습니다. 주최 측에 고맙다는 인사도 해야겠지요. 이곳에서 출발하여 먼 곳인데 일찍 도착하여 잘 왔답니다.
하루 아름다운 한국정원의 풍경을 눈에 가득 담고 왔습니다. 자연을 이용하여 이토록 예쁜 정원을 만들었다는 윤선도의 뜻이 후대에 남겨진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한국인은 예술에 능한 재주가 있는 민족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