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6. 10:07ㆍ카테고리 없음
진과스의 황금을 찾아서
멀리 산기슭에 성처럼 보이는 커다란 건물이 보이는데 그것은 지나간 황금시대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수이난둥제련소 이랍니다. 금맥을 보유한 주펀과 진과스는 광석의 원산지였고 수이난둥은 광석을 가공하는 제련소 지역입니다.
이일대의 금맥은 청나라 때 발견되었는데 청일 전쟁에서 청나라가 패하면서 일본이 이곳을 인수하여 1933년 일본은 이곳에서 2년 동안 13층의 제련소를 세웠고 수많은 양의 금을 채취해 갔습니다. 해방 후 13층 유적의 좌우 건축물은 매우 다른 형태로 남아 있는데 현재는 일본 다나카 광업 주식회사 당시의 제련소만이 남아 있습니다.
당시 여기서 일하던 타이완 광부들이 수이난둥 제련소를 ‘13층’이라고 불러 오늘날에도 이곳을 13층 유적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넓은 주차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보게 되는 곳입니다.
타이완 동북쪽에 위치한 진과스는 금광 지역으로, 주펀과 함께 황금시대의 역사를 가진 곳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금광이 개발되었는데 당시에는 황금 생산량이 아시아에서 최대였다고 합니다. 지금도 황금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관광 명소가 남아 있습니다. 황금 박물관, 황금 폭포, 제련소였던 13층 유적등의 명소가 있으며 당시 광부들이 먹던 도시락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입맛을 사로잡는 별미가 되어 있습니다. 이제 황금은 더 이상 나오지 않지만 황금시대의 흔적이 남은 진과스만의 독특한 분위기로 영화와 광고의 촬영지로 사랑을 받는 곳입니다.
황금 폭포는 바닥에 깔려 있는 돌과 그 위로 지나는 물이 황금색으로 빛이 나서 일대가 모두 황금으로 이루어진 듯하여 붙여진 이름의 폭포입니다. 폭포의 상류는 물이 적은 편이라 바닥에서 갑자기 황금 폭포가 솟아나는 것처럼 보여서 신비스러움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이 폭포의 물은 갱도에서 나오는 평범한 샘물인데 황금색으로 빛나는 이유는 진과스에서 배출된 광물이 샘물과 만나 바다로 미처 흘러가지 못하고 바닥에 가라앉아 녹슨 것인데 멀리서 보면 황금색으로 보여 황금 폭포라고 부릅니다. 황금색 폭포수의 신비로움은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여행자에게는 결코 지나칠 수 없는 특별한 풍경입니다. 사실 중금속에 오염된 물도 관광객에는 신비스럽게 보이는 것은 색다른 분위기 때문이라 생각 됩니다. 절대 물에 들어가서는 안되는 곳입니다.
진과스의 황금박물관은 진과스의 발전사가 기록되어 있는 중요한 명소입니다.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고 관리도 하고 있습니다. 관광수입은 마을을 위해 쓰여 진답니다. 마을로 진입하면 오래된 일본가옥을 구경하는데 이곳이 일본인들이 운영하던 곳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마을을 지나 높지 않은 계단을 올라가면 박물관건물이 나오는데 건물은 현대적인 철근 유리 구조물로 되어 있고 금광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고 있는 박물관입니다. 1층은 주펀, 진과스 일대의 채광 역사와 광업 관련 문물이 전시되어 있고 2층 전시 구역은 황금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고대 동서양 황금의 역사를 진열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일 금 가격을 보여 주는 전자 공시판이 있어 황금의 가치를 추정해 볼 수 있으며 황금 박물관의 보물 220kg의 금괴를 직접 손으로 만져 볼 수도 있습니다. 거대한 금덩어리를 만지면 마음의 부자가 된 것 같아 줄을 서서 기다리며 만져보고 사진을 찍습니다. 금채광 경험을 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참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 당시 광부들이 먹던 광부도시락이 인기가 있는데 주문하고 기다리면 먹을 수 있고 기념으로 도시락도 가져 올 수 있습니다. 저는 먹어 보지 안했는데 그 맛이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박물관을 보고 나오면 태자 빈관이 보이는데 일본 왕세자의 별장이라고 합니다. 1922년 일본의 다나카 광업 주식회사가 히로히토 왕세자를 맞이하기 위해 지은 일본식 별장입니다. 해방 후 장제스 총통이 이곳에서 휴가를 즐기기 위해 사용하기도 했답니다. 1987년 타이완 전력 회사가 태자 빈관을 보수하여 2004년 황금 박물관과 함께 일반인에게 공개했습니다.
태자 빈관은 전통 일본식 서원의 형태에 서양 건축 양식을 혼합하여 지어졌으며, 타이완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목조 건물로 규모 또한 크고 웅장합니다. 습도가 높은 진과스 지역을 고려해 통풍이 잘 되고 채광이 좋도록 건축했고 건축 재료로 쓰인 시멘트는 그 시대에는 아주 비싼 건축 재료였고 내부 자재 역시 고급 목재가 쓰였다고 합니다.
나오면서 그냥 지나칠 수 있으니 꼭 방문하여 일본 정통별장의 모습을 대만에서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