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1. 14:49ㆍ카테고리 없음
붙잡아서 돌이킬 수만 있다면 놓치고 싶지 않는 요즘의 계절입니다.
피고지고 하는 한 자락 꿈만 같았던 내 삶의 여정은 길가에 듬성듬성 피어서 바람이 흔드는 대로 흔들리는 코스모스와 같지만 파란 하늘이 맞닿을 것 같은 낭만의 행복한 섬 여행을 시작합니다.
가을태풍으로 가을비가 지나간 안개가 자욱한 아침입니다. 이른 새벽에 잠에서 깨어 도시락하나 달랑 배낭에 넣어 먼 곳인 통영으로 달려갑니다. 통영의 삼덕항에서 10시에 출항하는 배를 타기 위해서는 마음도 발걸음도 바쁘네요.
삼덕항에서 뱃길로 50분 거리입니다. 우리나라 36번째로 큰 섬이라고 합니다. 조선초기에는 욕질도라고 했는데 지금은 욕지도(欲知島)라고 부르는 섬입니다.
또는 사슴들이 많이 살았다고 하여 녹도(鹿島)라고 불렸다고 하는데 조선시대에 사슴을 길러 녹용을 조정에 올린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욕지항 안에 작은 섬이 거북이 모양으로 목욕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하여 욕지(浴地)라 하였다는 설이 있고 노승이 알고자하는 의욕이란 뜻으로 불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섬의 이름 유래는 편히 생각하시면 됩니다.
경상남도 통영시 욕지면에 속한 섬으로 면적은 12,619평방킬로에 주민은 약 2,300명 정도 된답니다.
최고봉은 392m의 천황산로 섬의 남동쪽에 솟아 있으며, 곳곳에 약과봉 등 급경사를 이루는 200m 내외의 산들이 있습니다. 섬의 동단이 크게 돌출되어 있으며, 이 돌출부와 이어지는 북동쪽 해안은 깊숙한 만을 이루어 항만으로 되어 있고 북쪽 해안을 제외하면 대부분 높은 해식이 발달한 암석해안입니다, 동향리의 자부마을에는 천연기념물 제343호인 모밀잣밤나무 숲이 있습니다.
여기는 제법 큰 여객선이 출항하여 자동차를 실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해안 둘레길도 포장이 되어 일주 드라이브하기 좋습니다. 저는 2011년에 이곳에 와서 산행을 하였던 기억이 있으므로 이번에는 해안 일주를 하면서 섬의 군데군데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생각입니다.
이곳에서 부르는 타박이 고구마 밭이 많이 보이는군요. 밤고구마의 일종인데 척박한 해안주변의 언덕에서 해풍을 맞고 자라 당도가 높고 맛이 좋기로 유명한 고구마랍니다.
1763년 조엄이라는 사신이 일본 쓰시마섬에서 종자를 가져와 남해안과 제주도에 먼저 심었다고 전해집니다.
원산지는 열대아메리카로 일본은 가고시마를 통하여 전래되어 우리나라에도 오게 되고 고구마라는 이름도 일본말 고귀위마(古貴爲麻)에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제주에서 많이 보던 감귤도 사실 이곳에서 처음 제배 되었다고 하네요. 1950년에 우장춘박사가 이곳 욕지도에 재배가 가능하다고 하여 심게 되어 주민 절반이 감귤농사를 지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제주감귤에 밀려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의 감귤은 새콤한 맛이 더 강하다고 합니다.
관광버스를 이용하여 새천년공원부터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해안절경을 감상 했습니다. 가까이 연화도의 모습도 보입니다. 여기는 대기봉과 천왕봉으로 올라가는 등산코스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차를 타고 유등해수욕장으로 돌아 덕동마을까지 돌며 지금도 남아 있는 감귤단지모습도 보았습니다. 맑은 날씨 덕분에 해안경치가 너무 아름답네요. 동항리의 흰작살 해수욕장에서 해변길을 걷다가 그늘진 조용한곳에서 맛있는 점심도시락을 먹었습니다. 바닷가에 앉아 사치스러운 경치와 함께하니 밥맛이 좋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젯고닥에 도착하여 이곳의 유명한 출렁다리 산책을 했습니다. 이곳 또한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되는 비경입니다. 황홀하다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곳입니다. 다시 젯고닥으로 올라와서 고구마 도우넛인 고메도넛을 입에 물고 여객선터미널 쪽으로 걸어 내려갑니다.
혼자의 시간이라 흥얼흥얼 콧노래와 다운받은 음악에 취어 행복과 같이 길을 걷네요. 앞에 빨간색의 출렁다리가 보입니다. 이곳도 걸어 볼까하고 혼자 걸어 내려 왔거든요. 다리 밑의 출렁이는 파도소리도 음악으로 들립니다. 고개를 돌아 나오니 어촌마을로 내러와지네요. 옹기종기 예쁜 화단을 가꾼 집도 보이고 강아지도 여행객을 반갑게 마중합니다. 천천히 시속 4킬로의 속도로 걷는 코끼리 발걸음으로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하여 이곳에서 생산되는 마른새우와 특산품의 고구마도 얻어 왔네요. 오후 3시30분에 욕지도를 출항하는 배를 타고 통영으로 나와 집에 늦은 시간에 도착했습니다.
가끔 떠나는 섬 여행도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 한재의 보약처럼 내 마음을 치유하게 하여 줍니다. 이 좋은 계절에 한적하고 낭만이 있는 섬 여행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