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오백리길[4구간 호반 낭만길]

2022. 12. 10. 15:09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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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 호반 낭만길]

혼자만의 영역을 소유한 호랑이 두 마리가 싸움을 벌였습니다.
단독생활을 하는 호랑이인데 번식기가 되면 자기영역외의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수컷끼리 싸우게 됩니다.
험상하게 생긴 호랑이 한 마리가 포효하며 덤벼들었습니다. 그런데 상대 호랑이는 큰소리로 포효하는 것보다 강력하게 바라보며 침묵으로 응수했습니다.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시끄럽게 포효하며 상대 호랑이를 제압할 것 같던 호랑이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뒷걸음질 치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크게 소리 지르는 호랑이일수록 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진정으로 강한 호랑이는 오로지 눈빛과 위엄으로 상대를 제압한다고 합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단 말이 있지요.
'자신의 지식이 크게 뛰어나지 않은데 괜히 허세를 부려 아는 척하고 말이 많은 것'이란 뜻입니다.
말이 많다고 무조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자신을 말로써 지나치게 포장하면 오히려 치부를 들키게 될 수도 있으니 신중하게 사용하란 이야기입니다.

아쉬움 속에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된 겨울로 가는 초입인 12월입니다.
아침은 기온차로 쌀쌀하지만 낮에는 맑은 날씨에 따뜻하다고 합니다. 그동안 가끔 찾아 같이 트레킹을 즐기던 단체의 초청으로 대청호 오백리길로 아름답다는 4구간의 호반 낭만길을 걷기로 하고 출발 했습니다.
상수원 보호구역인 호수에 찾는 탐방객들의 오염으로 상수원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염려도 있지만 시민의식이 예전과 많이 달라져 먹는 물을 오염시키는 나쁜 탐방객들이 없는 걸로 믿고 지자체에서는 많은 예산을 투입해 건강하고 아름다운 산책길을 만들어 홍보하기도 합니다.
그런 같은 차원에서 이대청호 오백리길도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대청땜 물문학관에서 시작되는 1구간에서 원점으로 한 바퀴 돌아 나오는 27구간의 호반 둘레길입니다. 21개 코스와 6개의 지선코스를 포함한 총길이가 220km라고 합니다.
제주의 올레 26코스 425km를 모방하여 만들어진 것 같기도 합니다.
몇 년 전에 나 홀로 제주 26코스를 혼자 단독 완주한 적이 있어 이런 둘레길이 저는 걷기에 익숙합니다.
대청호 주변의 자연부락과 소하천, 등산길, 임도, 옛길 등을 연결시켜 만들 수변 길로 남녀노소 누구나 천천히 산책하며 구간을 나누어 걸을 수 있는 산책길입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호반 낭만길이라는 4구간을 걷게 됩니다. 이구간은 마산동 윗말뫼에서 신상교 까지의 12.5km의 수변도보 길을 걷습니다.
윗말뫼를 시작으로 돌마루 식당, 드라마촬영지로 유명한 명상정원, 탐방지원센터, 추동취수탑을 지나 황새바위, 금성마을를 지나 신상교 까지 인데 차량진입이 가능한 금성마을까지 걸을까 합니다.
윗말뫼 주차장에는 4구간의 안내문이 보입니다. 이곳에는 진행방향 화살표와 호반 길 리본이 길안내를 하여 줍니다.
겨울 물안개가 몽환적인 수변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잘 조성된 나무 데크 길을 따라 걷습니다. 대청호안내도와 리본이 반겨주네요. 드라마촬영지를 향하여 걷습니다. 좌측에는 호반의 모습이 푸른 물감의 색으로 빛나고 오른쪽은 갈색의 바스락거리는 숲길을 걷습니다. 물가에는 흰빰 검둥오리가 마중을 나왔네요. 대청호 오백리길이라는 커다란 조형물글씨가 보입니다. 여기에서 기념사진도 담아 갑니다.
황홀한 경치에 마음이 설레이기도 합니다. 엔돌핀이 뿜어 나오는 기분입니다. 같이 간 일행들도 행복한 기분입니다. 너무나 평화로운 호수의 모습에 감탄사도 나옵니다.
명성정원 촬영지에 도착하니 이곳의 터주대감 인듯한 오리들이 반겨 줍니다. 탐방객들이 가져다 준 음식을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맑은 호수에 오리 때의 모습이 유럽의 산정호수 같네요.
전망 데크의 액자와 촬영지의 소품들이 공원의 모습을 더욱 흥미롭게 합니다. 이곳이 대전 동구의 새로운 관광명소라고 합니다. 권상우, 김희선 주연의 “슬픈 연가” 촬영지입니다. 한식담장에 장독대, 대청마루, 촬영용 액자틀이 기념사진을 담아 가기에 너무 좋습니다.
명성정원을 나와 물속마을정원입니다. 장동건 주연인 “7년의 밤” 촬영지라고 하네요. 멋진 2층 정자가 있는 곳인데 대청호 수몰민들이 들려주는 고향이야기가 숨어 있는 곳이랍니다.
1980년 2월 대청호가 완공 되면서 수몰민들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있는 곳이랍니다.
처음 보는 다람쥐 밥상도 앙증맞네요. 가을의 전령사인 물억새 군락이 호수에 반짝 거립니다. 호수와 잘 어울리는 그림의 한 장면 같습니다.
억새, 달뿌리 풀, 갈대 비슷한 것 같아 구분이 어려울 것 같지만 자세히 관심 있게 보면 모두 틀린답니다. 억새는 잎맥에 흰색이 있으며 주로 산지나 평야에 있고 호수주변에 있는 억새를 물억새라고 합니다. 그리고 갈대와 비슷한 달뿌리 풀은 개울가나 계곡의 모래땅에서 잘 자라는데 뿌리가 옆으로 달을 보며 자란다고 해서 달뿌리 풀이라고 합니다. 갈대는 강 하구나 큰 하천에 주로 많이 보이는데 진흙땅에서 잘 자랍니다.
정리하면 산에 은빛으로 보이는 것은 억새, 하천이나 개울가 호수주변은 달뿌리, 강 하구 바다 가까운 데에는 갈대 이렇게 구분하면 쉽습니다.
데크 길옆에는 마지막 남은 신나무의 단풍이 붉은빛을 자랑 합니다. 공해와 추위에 강한 단풍나무과 식물로 요즘 조경수로 많이 심는 나무입니다. 시닥나무라고도 불린답니다.
데크 길을 따라 나오면 탐방지원센터가 보이는 큰길입니다. 큰길을 따라 걷다보면 추동 취수탑이 보이네요. 취수탑을 지나 이정표를 보며 좌측으로 진입 합니다. 황새바위로 가는 길목인데 이곳에서 같이 간 일행들과 따뜻한 곳에 자리를 잡고 가져간 점심도시락을 합니다. 여러 집에서 가져온 각가지의 반찬들이 맛깔스럽습니다. 점심을 한 뒤에 임도를 걸어가면 전망대가 보이는 옆 큰 바위가 황새바위입니다. 아무리 보아도 황새를 닮지 않았는데 왜 황새바위인지 설명이 없습니다. 탐방객들의 궁금증을 풀어 줄 안내문도 필요 할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이곳이 황새가 쉬고 있는 곳이라 짐작은 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우리나라에도 황새가 많이 보였었는데 지금은 먹이가 부족하고 논과 밭이 살충제의 오염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예산 황새공원에서 황새를 복원하고 있고 천연기념물 제199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 귀한 새가 되었네요. 멸종위기 종으로 잡거나 해치면 안되겠지요.
송씨 제각을 지나면 주산동연꽃마을인데 겨울이라 연꽃은 보이지 않네요. 다시 호수의 수변 길을 걷습니다. 징검다리를 건너면 호수가의 숲길을 걷습니다. 이곳을 지나 침목계단을 오르면 포장된 도로가 나옵니다. 금성마을 버스승강장에 도착 합니다.
신성교까지 다녀와야 하는데 오늘 산책길 탐방은 여기까지입니다.
편안하고 즐겁고 상쾌한 수변의 산책길인데 오늘 좋은 날씨와 좋은 분들과 행복한 발걸음이 되었습니다.
시간의 여유가 있어 집으로 가는 길에 부여 관광단지의 아울렛을 방문 한답니다. 저는 그곳의 백제역사문화관과 사비성을 따로 방문할까 하고 출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