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3. 12:03ㆍ카테고리 없음
감사의 마음이 계절 중 가장 많은 가을입니다.
감사는 계절도 시간도 없지만 감사는 어느 시절의 계절과 시간에서 캐낼 수 있는 마음의 따듯한 생각의 선물이랍니다. 어느 때든 어느 곳에서든 감사를 캐어내면 감사가 되고 불평을 캐어내면 불평이 나온답니다. 감사는 주어진 조건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생각의 해석입니다. 부족하여도 감사를 잉태하는 자는 감사를 낳고 풍족하여도 불평을 잉태한 자는 불평을 낳습니다. 감사는 소유의 크기가 아니라 생각의 크기이며 믿음의 크기만큼의 행복입니다.
소나무사이로 가을바람이 솔솔 부는 날입니다. 선운사나 불갑사에는 지천으로 피어 있는 꽃무릇인데 올해는 보지 못하지만 전주에서 가까운 모악산의 대원사 가는 길에 한창 예쁘게 피었다는 소식에 달려 가봅니다.
슬픈 추억을 꼭꼭 숨겨서 한 움쿰씩 뭉쳐서 오랫동안 웅크리고 숨어 있다가 다홍색 갈래꽃으로 피우고 보름 후에 꽃잎이 지나간 자리에 초록 비늘줄기로 거듭 태어나 이루지 못한 사랑이 그리워서 아리도록 빨간 아픔으로 무리지어 피어나는 꽃.
저는 꽃무릇을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꼭 추석이 다가올 쯤에 가을의 성숙함을 알리며 피는 꽃무릇은 보통 상사화라고도 많이 불리웁니다.
푸른 숲 그늘에 선홍빛으로 물드는 꽃무릇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슬픔이 더 많이 느껴집니다. 인연으로 만났지만 이루지 못하는 애닮픈 사랑을 이야기라도 한 듯 붉은 피울음을 토해 냅니다.
소슬바람이 불어 올 때면 외롭고 허전함을 대변이라도 한 듯 숲 그늘 조각 빛을 찾아 눈부신 붉은색으로 울고 있답니다.
가을바람이 소나무를 건드려 외롭고 높고 쓸쓸한 소리가 나면 나의 발길은 꽃무릇을 찾아 갑니다
꽃무릇과 이야기하며 담아보고 느껴보고 하다가 대원사까지 와서 욕심이 생겨 가파른 경사길을 올라 수왕사에서 시원한 약수한잔과 간식으로 행동식을 한 뒤에 무제봉에서 잠시 주변의 경관을 본 뒤에 정상에 올랐습니다. 중계소안의 정상석은 코로나19로 인하여 통제가 되었군요.
정상 전망대에서 크게 심호흡을 하고 하산하면서도 꽃무릇을 많이도 보고 내려 왔네요.
몸은 피곤하지만 생각이 즐거우니 오늘 하루 행복한 산행을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