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298 제주올레 3코스[완주코스 A]

올레3코스[온평 ~ 표선 A 20.9km, B 14.6km]

이전 것보다 지금의 것이 편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늘 접하며 살아가는 과정에서 젊음이 항상 지속 될 수 없듯이 늙음이 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세월이 흘러 이전의 시간이 그리워지는 것은 단순한 그리움이 아니라 지나온 흔적의 아쉬움인지 모릅니다. 이전의 시간은 그리움으로 남기고 지금의 시간에 적응하는 것이 편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걷는 길이 험하지는 않지만 올레코스 중에서도 조금은 지루하기도 하다는 3코스의 A코스를 걷기로 했습니다. B코스는 예전에도 걸어 보았으니 오늘은 3코스의 완주코스를 다녀오기로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버스를 타고 내려 바닷가 쪽으로 걷기 시작하여 온평포구 올레3코스의 시작점에 도착 했습니다. 이곳이 용천수가 나온다는 건강마을 이랍니다. 첨성대와 같은 조형물도 있네요. 바람과 파도를 막아주기 위해 만들어 놓은 돌담에 보말의 껍질도 제주만의 풍경을 만들어 주는군요. 제주에서는 고둥을 보말, 돌 밑에 사는 조그만한 게를 갱이라고 한답니다. 올레3코스의 갈림길이 보이네요.
우측으로 방향을 잡아 걷기 시작합니다. 순하게 생긴 강아지와 잠시 놀다 갑니다. 워싱턴야자의 멋진 모습을 보고 직진합니다. 이제 돌담의 밭담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수확하여 판매하지 못한 귤들이 산더미처럼 버려져 있네요. 풍년이 들어 많이 생산 했지만 소비가 줄어 제주농가들이 울상이랍니다. 땀 흘러 농사지은 것을 버리는 농민들의 시름이 큽니다. 감귤나무에서 감귤을 따주지 않으면 다음해에는 밀감이 열리지 않아 꼭 따주어야 한다네요. 외국의 과일보다 우리나라의 과일을 선호하여 소비가 많이 이루어지기를 바래봅니다.
햇볕에 반짝이는 무우밭도 보이는데 제주무우도 풍작이어서 걱정이 앞서네요. 돌담 밑에 수줍은 듯 피어 있는 분홍빛의 산괴불나물의 꽃이 앙증맞네요. 농가건물에 마음의 동감이 되는 글귀가 있습니다. 농민의 용기에 찬사를 보냅니다. 이름도 정겨운 난미밭담길이라는 표시가 보입니다. 정자나무 옆의 전망대에 올라 주변의 밭담의 풍경을 감상하고 길을 걷습니다. 걷다보니 깨알 같은 글씨로 가득한 자동차가 보이네요. 그 옆에 조그만 건물의 문으로 들어가 보니 이곳이 사진작가 김병준님의 아지트랍니다.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면서 촬영한 멋진 풍경들을 감상 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 예약을 하면 예쁜 사진도 찍어 준다네요.
이곳의 이름도 특색이 있습니다. 좋을것 같아서를 ‘조아가지구’로 정하여 올레를 걷는 사람들에게 쉼터를 제공합니다.
통오름 입구에서 간식을 먹고 오르기 시작 합니다. 그렇게 힘들지 않습니다. 통오름을 내려와 다시 독자봉을 오릅니다. 홀로 떨어져 외롭게 보인다고 붙혀진 이름인데 유난히 이곳의 마을사람들이 독자가 많다네요. 아이러니 합니다. 독자봉에 올라보니 주변의 경치가 너무 아름답네요. 올레를 걸으면서 한사람도 만나지 못했는데 여기서 반가운 제주분을 만났습니다. 친구 4명이 같이 왔다네요. 사과 반쪽과 따뜻한 커피를 건네줍니다. 제주분들의 인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독자봉에서 내려오니 아름다운 녹차밭이 보이는군요.
김영갑갤러리의 두모악까지 왔습니다. 여기에 중간 스템프가 있군요.
이곳은 제가 좋아하는 사진작가이기에 여러번 방문했던 곳입니다. 내부촬영을 할 수 없어 외부 건물만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김영갑님은 죽어서도 누구나 그곳에 가면 항상 반겨주는 느낌입니다. 무인 찻집에서 홍삼대추차와 가져간 김밥 한줄과 먹으면서 잠시 휴식도 취했네요. 갤러리를 나와 천변길을 걸어 나와 큰도로를 건너 A코스와 B코스 이음길에서 바다의 풍경을 보고 걷습니다.
아름답게 생긴 게스트하우스를 끼고 걷다보니 제주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가마우지새들이 바닷바람에 휴식을 취하고 있군요. 멋진 바위의 모습들이 볼만 합니다. 오리도 보이고 돌탑들도 보입니다. 왜 배고픈다리라고 지었는지 모르는 다리를 건너 하천마을인데 이곳이 소금막해변이랍니다.
하얀 모래와 파란 물로 장관을 이루는 표선해비치 해수욕장에 도착 했습니다.
정말 이국의 어느 해변과 비교 될 만큼 아름답습니다. 모래로 만든 조형물들이 아름다운 해수욕장을 더욱 멋지게 보이네요. 해수욕장을 지나 3코스 도착점에 왔습니다. 올레공식안내소가 있군요. 잠시 내부에 들어가 보니 여성안내분이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따뜻한 물도 권합니다. 올레에 대한 이야기도 주고 받고 헤어짐의 인사를 나누고 오늘 3코스의 완주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오늘은 나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것 같습니다. 순례의 길을 걸었던 하루 같습니다.
하루의 감사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