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300 제주올레 5코스

올레5코스[남원 ~ 쇠소깍 13.4km]

맛보기 전에는 어떤 맛의 초콜릿인지 알 수 없듯이 인생에서도 끝까지 해보기 전에는 무슨 일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도무지 알 수 없답니다. 단 추측만 할뿐. 어떤 초콜릿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듯이 우리의 인생도 선택의 연속이고 어떤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 쓴맛을 경험 할 수도 인생의 달콤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비록 지금 내가 먹은 초콜릿에 매운 고추가 들어 있는 초콜릿이라 해도 실망하고 낙담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만큼 달콤한 초콜릿들이 더 많이 남아 있을테니까요．
지금까지 어떻게 지나오고 어떤 일들이 일어 났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삶의 시간이 중요하다는 비유입니다. 오늘은 달콤한 초콜릿을 기대 하면서 뚜벅이 걸음을 걷습니다.
5코스의 시작점인 남원포구의 올레공식안내소에 도착하니 전번과 다른 분이 안내소를 지키고 있네요. 향긋한 레몬농장을 경영하시는 예쁜 여자분 이십니다.
친환경 무농약 인증을 받은 직접 기른 밀감을 한보따리 가져와서 보따리를 풀고 있습니다. 몇 개 가방에 넣어 가져가고 맛도 보라고 하시네요. 단맛과 새콤한 맛이 잘 어우러져 상큼함이 입 안 가득 합니다. 새콤한 레몬차도 건네주네요. 수입하지 않고 직접 하우스농장에서 기른 거라고 합니다.
5코스 시작부터 행복합니다. 오늘은 날씨도 너무 좋습니다. 흐리지만 바람이 적어 춥지 않고 걷기에 편합니다. 아기자기한 남원포구가 아름답게 보입니다. 포구를 지나 올레표시를 보고 걷습니다. 한치오징어를 말리고 있는 풍경도 이색적이군요. 차가운 바다 물속으로 물질을 준비하는 해녀를 만났습니다. 인사도 주고받고 안전하게 많은 소라도 건져 올리시라고 격려해 드렸습니다. 겨울 바닷물속이 생각보다 차갑지 않답니다. 가축들이 와서 물을 먹어 목을 축였다는 설왓개라는 표지석이 눈이 뜨입니다.
깨끗하게 칠하여진 방파제에는 아름다운 시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제가 특히 좋아하는 이해인 수녀님의 시도 보이는군요.
‘나를 위로하는 날’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이하 생략.
동남아에 온 착각이 들만한 풍경이 이어집니다. 큰엉 입구에 도착 했습니다. 해안숲길을 잘 정비해 놓은 곳으로 많은 사람이 찾는 곳입니다.
이곳 남원의 최고의 경승지입니다. 바닷가 바위에 뚫린 큰 구멍이라는 뜻으로 제주방언인데 해식으로 침식된 기묘한 암석의 풍경이 절경을 이루는 곳입니다. 인디언추장 얼굴모습의 바위도 볼 수 있습니다. 추운 겨울바람도 이겨내고 피어 있는 해국의 모습도 아름답습니다. 숲길에는 나무사이로 한반도 모습을 이루는 명소도 있습니다. 산비둘기도 놀러 왔네요. 사람을 별로 무서워하지 않네요. 큰엉의 메인장소에 도착 했습니다. 언제 어느 때에 와도 멋진 풍경으로 응답을 해주는 곳입니다. 아름다운 리조트를 끼고 해안을 따라 걷습니다. 약간 험하고 조심해야 할 길이 나옵니다. 둥근 자갈을 밟고 가는데 조심조심 걸어야 합니다. 삐끗하여 발목이 다칠 수 있는 구간입니다. 기묘한 해골바위가 섬뜩 합니다. 조심하라는 경고의 이정표 같습니다. 태풍에 떠 내려온 나무조각도 풍경이 되네요. 제비꽃도 피어 있네요. 숲 해설 공부를 하면서 무척 많은 종류의 제비꽃이 있다고 배웠습니다. 붉게 물든 동백꽃도 보입니다.
신그물이라는 곳에 왔습니다. 단물이 나와 물이 싱거워졌다는 뜻이랍니다. 용천수가 나와 주민의 노천탕이랍니다.
제주해안가에 겨울에도 녹색으로 싱싱한 식물인 갯강활이 지천으로 보입니다. 도깨비고비라는 식물도 많이 보게 되네요. 개량종인 무늬사철 모습도 올레 길에 조경용으로 식재하여 놓았습니다.
멀리 봉우리 흰 눈이 보기 좋은 한라산의 모습도 보며 걷습니다. 감귤농장을 지나 동백나무군락지 까지 왔습니다. 여기에 중간 스템프 찍는 데가 있습니다. 동백나무군락지는 현맹춘씨가 한라산 동백씨를 가져다 방풍림으로 조성된 곳인데 우리나라 고유의 동백나무숲입니다. 동백나무의 습성은 여러 나무가 같이 있으면 꽃을 잘 피우지 않습니다. 한두그루 있을 때 종족을 번식 할려고 꽃을 피우는데 여러그루가 있으면 구태어 힘들게 꽃을 피울 필요성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식물도 생각하고 지성이 있다는 말이 맞을 지도 모릅니다.
제주에서 꼭 먹어봐야 할 빵이라고 쓰여 있는 가게가 보입니다. 그 맛을 보지 않을 수 없네요. 2분 50초를 기다려야 한답니다. 딱 한 개만 주문해서 간식으로 먹어 보았는데 치즈가 들어 있어 쫄깃한 맛도 있고 먹을 만합니다. 에너지를 보충하고 걷기 시작 합니다. 아름다운 민박집을 지나 걷기를 조심해야 할 자갈길을 걷습니다. 위미항이 보이는 곰솔이 아름다운 편한 길이 나오네요.
어미개와 귀여운 강아지들이 꼬리를 치며 반겨주네요. 예쁜 강아지와 놀다 갑니다. 위미항 포구 모습이 한가롭습니다. 백설공주의 요술 난장이집 같은 민박집이 보입니다. 여기서 저녁바다를 보며 하루쯤 쉬어 갔으면 하는 아쉬움도 생기는 곳입니다.
건축학개론의 서연이네 집 카페에 도착 했습니다. 여러번 방문한 곳이라 차는 마시지 않고 그때만 회상하며 인증샷 하나 남기고 걷습니다. '마음빛 그리며'라는 사진말 전문갤러리라는 곳도 보입니다. 위미항의 사진명소인 조형물도 지나치면 넙빌레라는 곳입니다. 주민들이 여름철 피서를 즐기던 곳이랍니다.
우회 길도 나오는데 저는 바닷가 길로 향했습니다. 여기도 약간 위험하며 조심히 걸어야 하는 돌밭길입니다. 그러나 멋진 경치가 보상하여 줍니다.
일인용전기자동차가 보이는데 한번 타보고 싶군요. 송엽국이라는 빨간꽃이 돌담에 예쁘게 피어 있네요.
지형이 여우를 닮았다고 해서 호촌봉수라는 예촌망 까지 왔습니다. 넓은 도로 중간에 감귤밭을 끼고 걷는 예쁜 밭담길이 있네요. 밭담길을 걸어 나오니 감귤을 수확하는 농민이 보입니다. 반가운 인사를 하니 둥글고 커다란 귤 4개를 건너 주시네요. 일반 귤이라 생각하고 받아 맛을 보니 새콤 달콤한 요즘 한창인 레드향귤입니다. 땀으로 수고하여 판매해야 하는데 인사 한마디에 주시다니 감사한 마음입니다.
삶의 생활에서도 그렇습니다. 인사만 잘해도 인생 절반이 성공했다고 어른들은 말합니다. 마음이 착하고 여유로워야 자연스럽게 인사가 나오지요. 삭막하고 정신이 없이 살아가는 도시민에서서 보기 힘든 인사입니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상대방에게 기쁨과 용기를 주는 한마디의 인사는 사회를 더욱 활기차게 만듭니다. 우리 모두 인사하는 습관을 만들어 갑시다.
효돈천 다리를 건너니 5코스 종착점 스템프가 보입니다.
스템프에 완주인증 도장을 찍고 오늘의 올레길 탐방을 마칩니다. 가까운 곳에 용월이라는 다육이로 온통 집과 담을 장식한 집과 카페가 보입니다. 딸이 카페을 운영하는데 예전에 와서 차를 마셔 보기도 했습니다. 다육이 모습만 보고 나오면서 농협하나로 마트에 가서 필요한 물품을 사서 숙소에 도착 했네요.
고마운 분도 만나고 좋은 날씨에 몸에 땀이 났네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니 정말 개운합니다.
오늘 하루도 감사로 시작하고 감사로 마치는 행복한 하루가 되었네요.
내일은 하루 푹 쉴려고 합니다. 다음 올레를 위하여 충전의 하루도 있어야 하겠지요.